사람들은 대부분 아름다운 것을 좋아해요. 비 그친 하늘의 무지개나 제철에 핀 장미꽃은 물론이고, 예술 작품을 보면 특별히 공부하지 않아도 아름답다고 감탄하지요. 그런데 아름다움이 무엇일까 물으면 선뜻 대답하기는 어려워요. 그리고 왜 우리는 아름다운 걸 보면 행복해지는 걸까요? 음식처럼 먹으면 배가 든든해지는 것도 아니고, 운동했을 때처럼 몸이 튼튼해지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눈으로 보고 즐기는 정도의 일인데 말이에요.
『아름다움은 자란다』는 주인공 가쓰히코가 그림 속 사람에게 받은 씨앗을 심고 꽃 피우고, 또 ‘씨앗 배’를 타고 세계를 여행하는 환상적인 이야기예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히비노 가쓰히코 선생님은 아름다움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예술가예요. 그리고 이 책은 작가가 ‘대지의 예술제’라는 행사에 참여한 경험을 담고 있어요. 작가는 주민 대부분이 노인들인 깊은 산골의 작은 마을에 갔어요. 주민들은 예술과는 거리가 멀다고 스스로 말을 하셨지만 손님을 맞으려고 폐교에 예쁜 나팔꽃을 심어 두셨어요. 작가는 그 나팔꽃을 보고 마을 사람들과 힘을 모아서 폐교의 지붕까지 줄을 쳐서 멋진 나팔꽃 덩굴로 꾸몄지요. 그리고 그 씨앗을 받아 2년마다 다른 마을에서 나팔꽃을 피우며 즐기는 축제를 계속 해요. 그리고 이렇게 말하지요.
나팔꽃을 키웠더니 보이지 않던 것이 보였습니다.
‘아름다움’이란 형태나 색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사람 안에 있는 게 아닐까요?
우리는 흔히 나팔꽃이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가 나팔꽃의 형태나, 나팔꽃의 색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어쩌면 그것만이 아닐지도 몰라요. 그 여름에 그 산골 마을의 폐교에 심었던 나팔꽃이 그렇게나 아름답게 보였던 이유는 함께 나팔꽃 씨앗을 심고, 싹이 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덩굴이 따라 자랄 수 있도록 지붕까지 줄을 쳐 주고, 잘 자라라고 응원하고, 비료를 준 그 모든 일 덕분이 아닐까 하고요. 나팔꽃을 피운 이 모든 노력과 마음, 함께 한 기억이 행복을 느끼게 해 준 것이기도 하고요. 나팔꽃 또한 사람들의 그러한 정성과 응원을 받아서 더욱 더 아름답게 꽃을 피웠던 것일지도 모르지요.
아름다운 걸 보면 좋아하는 건 누구나 같지만, 아름답다고 느끼는 대상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기도 해요. 작가의 말대로 아름다움을 받아들이는 사람 안에 있는 것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지도 몰라요.
여러분은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끼나요? 그중 가장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 책에 나온 나팔꽃처럼 아름답다고 여기게 된 나만의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있나요?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내 안의 어떤 것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아요.
Author
히비노 가쓰히코,송태욱
1958년 기후시에서 태어났어요. 예술가이자 도쿄예술대학 첨단예술표현과 교수로 일하고 있어요. 1980년에 미술과 디자인의 영역을 망라한 작품을 발표하여 시대를 반영한 예술가로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작품 제작만 하는 게 아니라 신체를 이용한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등 끊임없이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추구하고 있어요. 예술의 사회적 기여에도 관심이 많아서 ‘모레 나팔꽃 프로젝트’를 비롯하여 지역 참가자들과의 공동 제작 활동도 계속하고 있어요.
1958년 기후시에서 태어났어요. 예술가이자 도쿄예술대학 첨단예술표현과 교수로 일하고 있어요. 1980년에 미술과 디자인의 영역을 망라한 작품을 발표하여 시대를 반영한 예술가로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작품 제작만 하는 게 아니라 신체를 이용한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등 끊임없이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추구하고 있어요. 예술의 사회적 기여에도 관심이 많아서 ‘모레 나팔꽃 프로젝트’를 비롯하여 지역 참가자들과의 공동 제작 활동도 계속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