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아이의 뱃속에서 들리는 슬픈 울림, "꼬르륵"
힘겨운 경제상황도, 고단한 현실도 모두 따뜻한 우리 이웃의 사랑으로 채워주세요
일곱 살 동동이는 항상 혼자입니다. 엄마 아빠가 맞벌이를 하시기 때문에 해님도 돌아가고 키다리 전봇대 그림자도 돌아갈 때까지 혼자 자전거 페달을 돌리며 놉니다. 꼬르륵, 하지만 어린 동동이에게는 배도 고프고, 너무 지루하고 긴 시간이지요. 그런 동동이를 본 옆집 할머니는 몰래 동동이에게 자장면을 배달시켜 줍니다. 꼬르륵, 배가 고프기는 할머니도 마찬가지지만요. 주린 배를 수돗물로 채우면서도 옆집 아이에게 자장면을 시켜 주는 혼자 사는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 전봇대에 묶인 자전거지만 아이와 함께 타고 신 나게 놀아 주는 대학생의 감사의 마음이 모이고 모여 이 책을 읽고 보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가슴과 순수한 마음을 오래도록 지켜 줄 것입니다.
이 동화책은 지난날 IMF 이후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따뜻했던 우리 이웃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항상 존재하는 이야기이지요. 작품의 특성과 이웃의 순수한 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바로꼬르륵이라는 단어일 것입니다. 소리를 담고 있는 단어, 그 단어를 고리로 어려운 현실과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이 연결되어 있지요. 작품에서 꼬르륵은 단순히 배고픔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기다림, 안타까움, 그리움, 고마움을 담고 있으니까요. 주인공 일곱 살 동동이와 혼자 사는 할머니와 무료 도시락을 배달하는 대학생의 행동이 온화하고 포근한 하영 작가의 그림을 만나 순수함, 따뜻함, 감사함을 담뿍 담고 있는 그림책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