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는 세계 속 언어 다양성의 위기를 전반적으로 제기하며, 우리의 삶에서 다양한 언어가 생존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를 생동감 있게 기술하는 언어학자의 탐사보고서다. 저자는 책에서 언어법칙을 학문적으로 설명하는 것에서 벗어나, 언어를 둘러싼 문제를 ‘체험’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수많은 인터뷰와 관련된 참여 관찰 기록들을 통해 몸소 보여준다.
이 책은 한 사회의 작동이 언어의 습득, 공유, 전승, 접촉, 수정, 변형 등을 통해 나타남을 여러 사례로 보여주고, 언어가 사회성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밝힌다. 또한 세계사 속에서 언어에 대한 그 당시 사람들의 관심사와 변화를 매끄럽게 정리하고, 언어 생성과 소멸의 역사는 정치, 종교, 사상사의 발전과 그 궤를 같이 해왔다고 말한다. 또한 사라지는 언어와 기록의 문제를 매체 문화와도 연결해서 다루고 있다.
호주 원주민의 공동체 장례식을 여러 차례 주재했던 저자는 이들을 땅에 묻으면서, 이들이 구사했던 언어의 실체를 알아낼 기회가 영원히 사라져버리고, 그 언어를 구사한 이들이 고수하는 전통과 지혜, 문화의 여러 장면이 영영 사라지는 것을 바라본다. 이렇듯 저자는 언어 다양성의 위기와 이로 인해 점점 우리 곁을 떠나는 소수 언어를 간직한 마지막 증언자의 죽음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이 탐사 보고서를 통해 전하고 있다. 현장 조사에서 기록한 다양하고 방대한 연구 자료를 토대로, 전 세계적으로 퍼져가고 있는 언어 소멸에 대해 우리가 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 무시받아온 언어들이 전체 인류 유산에 보태는 지혜가 얼마나 다양한지, 너무 늦기 전에 이 언어들로부터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는 책이다.
Contents
한국어판 서문
프롤로그
언어 자료 제시에 대한 주석
제1부 바벨의 도서관
제1장 워라무룽운지의 후손들
언어 다양성과 인간의 운명 | 인류 역사 속에서의 언어 다양성 | 언어 다양성의 온상지는 어디인가 | 언어, 문화, 생물학상 다양성의 원천 | 땅에 기반한 어휘들
제2장 사천 년의 조율
브래드쇼 산에서 있었던 일 | 알파벳 이야기 | 유배 시절 오비디우스는 무엇을 했을까 | 다른 마음과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 말하기 | 단어를 듣는다는 것, 세계를 듣는다는 것 | 상형문자, 왁스 실린더, 비디오
제2부 언어의 대축제
제3장 언어의 갈라파고스_
풀 수 없었던 암호 | 들리는 소리, 안 들리는 소리 | ‘giving’과 ‘gift’의 구별 |존재의 대연쇄
제4장 내 안에 있는 너의 마음: 문법에 담긴 사회적 인지
제3부 고대 단어들 속 희미한 흔적: 언어와 심층 역사
제5장 공통 연원에서 비롯된 언어
조심스럽지 못한 필사가들 | 옛 단어 되짚어보기: 비교방법론의 운용 방식 | 모든 목격자는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다 | 공시론에는 독, 통시론에는 약 | ‘차드 호의 물들’이 준 힌트 | 문젯거리이자 유용한 자료원인 차용어 | 과거를 보는 언어 렌즈
제6장 단어계에서의 여행: 고대 단어로 고대 세계 추리하기
언어에서 언어로: 계통도 내에서 언어의 위치 찾기 | 단어와 대상: 어휘와 고고학 발굴물의 연결 | 장소 명칭: 지명에 담긴 증거 | 두 대양의 모험가들 | 오래전 헤어진 아북극 사촌들 | Lungo drom: 기나긴 여정
제7장 문자 해독의 열쇠: 살아 있는 언어가 어떻게 사라진 문자를 풀어내는가
야만적 정복자보다 한 수 앞선 조치 | 두 번째 죽음 | 해독의 열쇠 | 명백한 단서 읽기: 당시와 현재의 마야어 | 화염이 가져온 선물: 캅카스알바니아 문자의 사례 | 소케어와 후기-올멕 문자 | 우울해지는 이야기
제4부 상호 상승 작용: 언어, 문화, 사고의 공동 진화
제8장 마음의 격자: 언어가 사고를 어떻게 훈련시키는가
언어 상대성 가설과 그 선구자들 | 얼마나 가까이 연결된 것인가 | 이 책을 약간 남쪽으로 옮기시오 | 언어와 사고에 나타나는 동작의 흐름 | Blicking the dax: 서로 다른 언어가 다른 사고를 키워가는 방식 | 언어와 사고: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
제9장 시와 언어 예술이 무엇을 엮어내는가
평범하지 않은 언어 | 결에 따른 조각 | 별난 시인과 서사시 논쟁: 몬테네그로의 구송 시인들 | 흘레브니코프의 시 「메뚜기」 | 뉴기니 고지대의 무명 시인들 | 양념이 있어야 맛이 제대로 나지 | 위대한 의미학자 ‘칼타르’ | 구술 문화가 소멸되기 전, 늘 한 세대는 남아 있다
제5부 들을 수 있을 때 듣는 것
제10장 언어의 갱신
언어 교체 과정 | 이 위대한 이야기를 잘 해독해 보세나 | 이끌어내고 기록하고 | 점토판에서 하드 드라이브까지
에필로그 먼지 속에 앉아, 하늘에 서서
더 읽을 만한 자료
감사의 글
참고문헌
각 대륙의 언어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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