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아홉 시 즈음, 식구들은 모두 출근과 등교를 마쳤습니다. 새벽부터 분주했던 부엌 마을에 비로소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음식 찌꺼기와 기름 범벅이었던 그릇과 컵, 조리 도구들은 말끔하게 목욕을 하고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큰일이 났어요. 부엌 마을 최강의 귀염둥이 수크가 보이지 않는 거예요! 엄마 숟가락과 아빠 포크를 쏙 빼닮은 수크는 과연 어디로 사라졌을까요?엄마 숟가락과 아빠 포크는 수크를 찾아서 온 부엌을 샅샅이 찾아 헤맵니다. 늘 함께 지내는 수저통 식구들은 물론이고, 부엌 마을 이웃들 모두 어서 수크를 찾기를 응원하지요.
수크를 찾아 헤매며 만나는 부엌 마을 식구들은 참 다양하기도 합니다. 수크의 외할머니인 밥주걱 할머니와 단짝 밥통 영감, 거꾸로 매달린 국자와 뒤집개, 창가에서 따사로운 햇볕을 쬐며 몸을 말리는 도마와 행주와 수세미, 오전 내내 주스를 다섯 잔이나 만들었다는 믹서 아저씨, 볶음밥 만들기 바쁜 칼, 도마와 프라이팬, 한가롭게 수다를 떠는 찻주전자와 찻잔들, 개수대 아래 컴컴한 수납장에서 몇 달 째 잠만 자던 곰솥 영감……. 이렇게 《수크를 찾습니다》는 그동안 우리가 무심하게 사용해 왔던 부엌의 온갖 살림살이들에 저마다 특별한 개성을 실어 생생하게 되살려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