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라는 독특한 언어와 감수성을 매개로
조용하지만 거침없고, 육체적이고, 따스한 청각장애의 세계를 만나다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삶을 상상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손으로, 몸짓으로, 표정으로 자유롭게 소통하는 청각장애인의 세계를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낸 자전적 에세이다.
청각장애인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둔 저자는 아버지가 교사로 일하는 청각장애 학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청각장애의 세계를 접한다. 그곳은 소리 없이 이해되는 말들의 온기로 가득한 세계였다. 그 온기가 좋았던 저자는 귓속에 작은 돌멩이를 보청기처럼 끼워 넣을 정도로 청각장애인이 되기를 바라지만, 어떻게 해도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수어통역사가 되기를 꿈꾼다. 그게 청각장애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방편이라고 여긴 것이다.
저자는 이런 각별한 애정을 바탕으로 담담하지만 아주 구체적으로 청각장애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 중심 무대는 미국 최초의 구화학교 렉싱턴 청각장애 학교. 저자는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청각장애의 세계, 그 학교 졸업생인 할아버지, 그리고 같은 청각장애인인 할머니의 삶, 렉싱턴 청각장애 학교 교사였던 아버지와 그곳 학생들의 이야기를 세세하게 풀어내면서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은 모르는 또 다른 세상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대다수인 세상에서 느끼는 단절감, 관계에 대한 갈증, 그렇기에 같은 청각장애인을 만나면 헤어지기 싫어하는 마음, 희미한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서라도 서로의 눈을 쳐다보고 손을 움직이며 나누는 깊은 대화, 기나긴 작별 인사…. 저자는 이것이야말로 청각장애 문화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그 간절함은 수어라는 거침없고, 육체적이고, 따스한 의사소통 방식으로 드러나고, 세상이 밀어낼수록 이들은 더욱 결속하며 그들만의 공동체를 만들어간다.
이 책은 수어라는 독특한 언어와 감수성을 매개로 청각장애의 세계를 보여주며 그것을 우리와 다르지 않은 또 하나의 문화로, 청각장애를 문화적 정체성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Contents
추천사 _ 손으로 마음을 드러내고 생각을 펼치는 세상으로의 여행
저자의 말 _ 소리 없이 이해되는 말들의 온기
비밀의 언어
과도기 수업
백마 탄 왕자님
거대한 침묵
미처 하지 못한 말
아주 특별한 축복
소리의 바나나
바벨탑
기억의 주인
두 가족 사이에서
기차, 떠나다, 미안
갈채의 바다?
제3의 언어?
빛의 뗏목을 타고
기나긴 꿈을 접고
작별을 예감하며
그리고 졸업
Author
리아 헤이거 코헨,강수정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이 교사로 일하는 청각장애 학교에서 살았고, 아주 어릴 때부터 소리가 없는 세계에서 성장했다. 친구나 형제들과도 수화로 놀았고, 청각장애인이 되기를 바랄 만큼 그 세계를 동경했다. 이처럼 남다른 인연 덕분에 청각장애의 세계와 문화를 섬세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시적 울림이 있는 필체로 그려낼 수 있었다. 이 책으로 언론의 찬사와 주목을 받았고, 전미도서관협회에서 뽑는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쓴 책으로는 이 책 외에 세 권의 논픽션( 『분노하는 여자들 Without Apology』, 『무대 뒤의 꿈 The Stuff of Dreams』, 『탁자 위의 세계 Glass, Paper, Beans』)과 여섯 권의 소설이 있다.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이 교사로 일하는 청각장애 학교에서 살았고, 아주 어릴 때부터 소리가 없는 세계에서 성장했다. 친구나 형제들과도 수화로 놀았고, 청각장애인이 되기를 바랄 만큼 그 세계를 동경했다. 이처럼 남다른 인연 덕분에 청각장애의 세계와 문화를 섬세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시적 울림이 있는 필체로 그려낼 수 있었다. 이 책으로 언론의 찬사와 주목을 받았고, 전미도서관협회에서 뽑는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쓴 책으로는 이 책 외에 세 권의 논픽션( 『분노하는 여자들 Without Apology』, 『무대 뒤의 꿈 The Stuff of Dreams』, 『탁자 위의 세계 Glass, Paper, Beans』)과 여섯 권의 소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