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바다

삶을 이끌어 주는 만남과 인연

보리밭을 두고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마치 담담하게 흘러가는 듯 보이는 우리 삶속에서의 만남과 인연이 얼마나 놀랍고 소중한 것인지를 얘기합니다. 분이의 외로움이 불러낸 고래들을 따라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 때쯤 분이를 현실의 세계로 이끌어 주고 살아갈 힘을 주었던 건 미래에 자신의 딸이었어요.

지금 나의 엄마나 아빠, 혹은 아이, 또는 내 주변에는 현실의 내 삶을 살아가게 하는 소중한 인연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보리바다』에서처럼 아직 만나지 못한 인연이지만 앞으로 만남을 기대하며 외로움과 두려움을 이겨내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삶은 인연과 인연의 연속이고 그 인연들이 서로서로를 보듬어 우리의 삶을 완성해내고 있어요. 그렇게 우리는 관계 맺고 또 미래의 인연을 기다립니다. 지금도 홀로 보리밭가에 앉아 딸을 기다리는 어머니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