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해경』은 원래 그림이 있고 글이 있는 문헌인데, 국내에는 대부분 경문(經文) 중심으로 번역했거나, 혹은 일부 그림과 글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해낸 책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산해경』은 문자가 탄생하기 전부터 그림이나 부호 형태로 전해오던 것을 글로 풀어 쓴 것이기 때문에 『산해경』의 진수는 그림[산해경도(山海經圖)]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그림들이 옛 전적(典籍)들에 수록되어 전해오는 것들을 저자가 수집하여 분류한 다음, 그에 대해 여러 문헌들을 근거로 하여 해설을 덧붙인 것이다.
중국의 상고(上古) 시대 문화의 정수를 담고 있는 책으로서, 지리지(地理志)ㆍ민속지(民俗志)ㆍ방물지(方物志)ㆍ민족지(民族志)이자 무서(巫書)인 『산해경』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내용의 변천 과정을 이해하는 데에는 옛 그림들을 보는 것보다 좋은 방법이 없다. 이 책은 저자가 5년 동안 6종의 새로운 도본들을 발굴하여, 모두 16종의 옛 산해경 도본들에 수록된 3000여 컷의 그림들 중에서 1600여 컷을 엄선하여, 2006년에 개정증보판으로 출간한 것이 현재의 판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