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로 옮긴 『일본영이기』는 대략 822년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 최초의 불교설화집이다. 백제의 불교를 받아들이면서 불교국가로 나아갔다는 것을 서두에 밝히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중시해야 할 책이 분명하다. 여기서 불교는 중국화된 것인데, 그것이 중국에서 곧장 들어간 것이 아니라 백제를 거쳐서 들어갔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무엇보다도 불교가 처음에 어떻게 토착신앙과 만나는지, 그래서 토착신앙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또 어떤 영향을 되받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는 곧 중세 후기 일본의 종교와 문화 전반이 독특하게 진행되는 양상을 예고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 문화의 이질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선조들이 남긴 유산들을 차근차근 살펴보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이 책을 읽는다면, 학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일본을 연구하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