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노어 마르크스

엘리노어 마르크스는 과학적 사회주의의 창시자 칼 마르크스와 예니 폰 베스트팔렌의 막내딸이다. 그녀는 당시 유럽 각지의 혁명가들이 수시로 드나들던 장소가 자신의 집이었던만큼 어렸을때부터 자기를 둘러싼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됐고 "엘리노어, 너는 바로 나다"라고 말한 아버지의 사상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며 성장해나간다. 그리하여 이 조숙한 꼬마아이는 어느덧 런던 항만노동자와 가스노동자들을 대변하는 투사로, 또 여성운동가로 발전한다.

연극배우를 꿈꾸었던 감성이 풍부한 엘리노어는 모든 생명은 사랑받을 이유가 있다고 확신했다. 인간에 대한 연민과 공감은 그녀가 세상을 이해하는 수단이었다. 하지만 당시의 금기를 깨고 유부남 에이블링과의 자유연애를 선택한 그 사랑 때문에 그녀는 결국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 투쟁의 동지이자 생의 반려자로 선택한 그가 그녀의 모든 희망을 깨뜨렸던 것이다.

히토츠바시 대학교수이자 사회주의운동사의 번역가로 알려진 저자 스즈키 주시치는 세계에 흩어져 있는 엘리노어와 관련된 편지와 일기, 각종 메모를 수년 간에 일일이 수집하여 이러한 그녀의 생애와 사상을 처음으로 조명했다. <엘리노어 마르크스 : 1855-1898, 어느 사회주의자의 비극>이 원제인 이 책은 먼저 영어로 씌어져 옥스퍼드대출판부에서 최초 출간된 이래 지금도 유럽 각 나라에서 속속 번역되고 있는, 그야말로 그녀의 생애와 사상을 집대성한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