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에 법관이 되어 21년간 판사로 일하고 9년 전 변호사 개업을 한 그는 1985년 「인사 유감」이라는 글을 발표해 필화를 당하면서 사법사에 희귀한 대법원장 탄핵소추 발의에 관여되었다. 저자는 법조계의 유별난 투사는 아니었지만, 각자가 나름대로 양심에 충실하다면 어떤 시대라도 암울하지만은 않으리라 생각해 법정에서 억강부약(抑强扶弱)의 휴머니즘을 실천해 왔다.
이 책에서 그는 특유의 솔직함과 입담으로 70년대 이후 법조계 풍경을 자신의 삶의 길과 함께 생생히 그리고 있다. 요즘 ‘긴급조치 판결 판사’로 거명되고 있는 주요 인물들, 변호사 시절의 노무현 대통령, 창백한 인텔리 문광부 장관 김명곤, 교보문고 대표이사 권경현 등 많은 사람이 속살 깊은 일화 가운데 등장한다.
법률 상품의 대형마트인 법률회사들, 재판과 판결 뒤의 제도적ㆍ인간적인 속내,‘고통대행업자’인 변호사로서 그가 맞닥뜨린 사람들(그중엔 ‘소송 중독자’도 있다)에 관한 이야기에서 읽는 이는 법과 인간의 또 다른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 더불어 그의 집안 이야기는 한 편의 오롯한 서사시이다.
Contents
1. 법 앞에서, 법 뒤에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 법 있어야 살 사람 / 고통대행업 / 법무법인이라는 대형 마트 / 대법원, 대법관, 전관예우 / 변호사 없는 편이 낫다 / 동네 사람들이 다 압니다 / 소송 중독자들 / 어떻게 될 것 같아요 / 정의가 질 때도 있다 / 유죄와 무죄 사이 / 형사는 기피 대상? / 왜 나만 죽입니까 / ‘봐준다’는 것 / 조정제도의 명암 / 치받는 판사 / 법정의 호적수들 / 피고인에게 술을 먹여라 / 벌금보다 집행유예가 가볍다? / 미련, 미련함 / 아내가 그럴 줄이야 / 고통으로부터의 탈출 / 이혼의 집행유예를 / 꺼림칙한 소송 / 초범은 용서하자 / 쓰라린 인간승리 / 법률가의 자격은 / 출신이 능력인가 / 책 쓰는 판사 / 법조인의 왕자병 / 영감이란 호칭 / 법과 여성의 거리 / 악질적인 채무자 / 원님인지 조폭인지 / 재판 없는 날
2. 법의 길, 삶의 길
만경강가를 서성이다 / 언제 어떻게 갚을지 / 흠치 흠치 나비야 / 무섬증의 기원 / 목재의 삶을 택하다 / 명곤이로 본 세상 / 정념의 문을 끄르고 / 사법고시에 들다 / 초임 판사 초임 남편(연수생의 함정-판사와 돈 봉투-변호사 노무현-미혼이 가사 재판을-결혼과 인사이동) / 합의지원으로 가다(첩 일곱 둔 조정위원장-판사들, 변호사들-잊을 수 없는 사건) / 이일영, 윤석명 두 분에게 배우다 / 관계의 힘 / 「인사 유감」 필화 / 정찰제 판결 / 고법 판사의 세상 구경 / 재판연구관은 공노비 / 고향에 가다(나는 짐승을 죽였어요-불온도 이적도 아니다) / 박홍 신부의 신념 / 고통대행업자가 되다 / 당신이 한 일이 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