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여자가 감히!”라는 식의 얘기를 하는 남자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아, 전 여자라서요”라는 식으로 할 일이나 책임을 떠넘기는 여자도 본 적 있을 것이다. 이 둘은 표현이 다를 뿐 결국 같은 얘기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단순히 ‘여자이기 때문에’ 제한한다는 뜻이다. 여자들은 자의든 타의든 이렇게 해서 고치 속으로 숨는다. 하지만 그렇게 숨어만 있으면 고치가 더 단단해질 뿐 절대 나비가 되진 않는다.
저자 역시 그렇게 고치 속 삶을 살아왔노라는 고백으로 이 책은 시작된다. 대학 시절 등록금 투쟁을 하는 친구들 대열을 지나 도서관으로 향했고, 광화문 천막 농성장 앞을 지날 때면 ‘저 사람들은 무슨 이유로 그러는 걸까’를 생각하기 전에 TV나 신문에서 외쳐대는 귀족 노동자라는 단어를 더 먼저 떠올렸다. 하지만 이후 사회에 진출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현실 문제에 부딪히고서야 뭔가 잘못됐다는 점을 느끼게 됐다. 사회를 바로 보게 하는 신문 기사며 책들을 찾아 읽으면서 평생 모른 채 살아왔던 반쪽의 진실을 접하게 됐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암탉이 울면’으로 시작되는 ‘꼰대’들의 논리를 이기려면 내가 먼저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저자는 이전의 자기처럼 고치 속에 숨어 있는 여자들과 스크럼을 짜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자신이 가슴 뛰며 읽었고, 진실에 눈뜨게 해주었던 책들을 여기에 소개했다. 직장에서 유리천장에 막혀 한숨 쉬는 여자건, 학원 뺑뺑이에 지친 아이 뒷모습에 코끝이 시큰해지는 여자건 살면서 꼭 한 번은 읽어보길 권하는 책들이다. 저자는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관심을 가지는 만큼 알게 되고, 아는 만큼 이해하게 되며, 이해하는 만큼 행동하게 되어 있다.”(209쪽)
Contents
프롤로그
1장 여자, 여자를 말하다
물광 피부, S 라인의 그녀들
세상을 안다는 착각
너네 집 몇 평이니?
정치가들이 알아서 하겠지
힐링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
개와 고양이, 그리고 여자
21세기에 사랑이란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2장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다
나는 진보여야 했다
모든 것이 상품이 된 시장사회
대학에 가지 않을 권리
개천의 용이 사라진 이유
고도의 거짓말, 통계
‘자기계발’이라는 엄청난 돈줄
왜 분노하지 않는가
우리 사회의 노동자
3장 아홉 가지 주제를 타고 넘다
제대로 모르는 자본주의
하나도 모르는 신자유주의
어설프게 알고 있는 민주주의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사회주의
장벽이 없는 다국적 기업
공공성과 공공재
자유와 평등
양극화와 계급
오늘날 대한민국의 주인은 누구일까
4장 진보하는 여자의 서재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꼭 한 번은 읽어야 하는 책들
공부해서 남 주자
달곰한 책보다 쓴 책을 읽자
배움의 참맛을 알다
내 인생 한 권의 책을 갖자
진보하는 여자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