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漢詩’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동아시아 문학의 정수로서, 우리의 감수성을 자극하여 마음속에 큰 울림을 주기도 하고, 인간의 다양한 삶과 자연의 변화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아내기도 한다. 이러한 한시는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당당하게 문학사의 한 축을 담당하여 국문시가와는 또 다른 맛을 주고 있는 우리의 소중한 문학유산이다. 이 책에서는 한국적 정서를 풍부하게 담고 있는 한국한시와 한시문학의 원류라 할 중국한시를 구분하여 실었으며,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작품을 선별하여, 한시를 시대적으로 일별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작가마다 간략한 해설도 함께 달아 한시 이해를 도왔다.
그런데 한시는 우리나라의 한시일지라도, 한문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했던 시대의 언어로 창작된 것이기 때문에, 한문으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우리 시대의 독자를 위해서는 번역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번역은 오늘의 독자를 위해 한시의 원래 의미를 최대한 살리면서 우리의 언어 정서에도 맞게 하였다. 이 책의 역자는 여기에 더하여, 한시와 함께 한자漢字까지도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글자를 기본자로 하고, 여기에서 파생되는 글자들을 배열함으로써, 연상을 통해 여러 한자를 익힐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안하여 제시하였다. 한시의 감성도 익히고 겸하여 한자까지 배울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학습법인 셈이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고전의 가치가 오롯이 담겨 있는 한시를 읽으면서, 기계화되고 도시화되어 차갑게 식어버린 현대인의 감수성과 인간성을 따뜻하게 회복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