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장면으로 읽는 압축 ‘한국사’.
국사보다 지역사의 관점으로 우리 역사를 읽으면
거품은 사라지고 냉철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비판의 역사가 남는다.
남경태의 우리 역사 이야기는 보폭이 크다. 성큼성큼 시원스레 내딛는다. 특히 이 책 《열려라 한국사》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 역사 전체를 불과 60장면에 담아서 보여준다. 물론 연대기적 서술은 아니다. 우리 역사의 큰 흐름을 읽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뽑아낸 60개 장면을 얼추 시대 순에 따라 펼쳐 보인다. 인명과 지명, 연도 등등 깨알 같은 지식은 몰라도 우리 역사의 큰 흐름을 한눈에 꿸 수 있다.
그것이 가능한 까닭은 지은이가 한국사를 이른바 ‘국사(國史)’로서가 아니라 지역사라는 관점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60장면은 낱낱의 개별 사건으로 서술되거나 한반도 내에서 쑥 솟아난 사건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모든 장면은 우리 역사가 주변 세계, 그중에서도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와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전개되어온 것이라는 일관된 관점 아래 서술된다. 그러니까 불과 60장면을 통해서도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 역사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Contents
책머리에 제1장 신화와 역사의 경계
세 개의 조선?단군조선, 기자조선, 위만조선의 역사
세 개의 한국?한반도 중남부에 자리 잡은 삼한
우리는 왜 한민족일까?- 한민족과 대한민국의 뜻
제2장 삼국이 경쟁하던 시대
한글이 없던 시절에는 무엇으로 기록했을까?- 이두의 역사
달력에 얽힌 수수께끼? 고대사에서 달력이 가지는 의미
고구려의 미스터리- 고구려라는 이름의 유래
호동 왕자의 뒷이야기- 한반도의 패자가 된 고구려
94년을 왕으로 산 태조왕- 만주로 뻗어 가는 고구려
상식 밖의 기원 2세기- 역대 왕들의 장수 챔피언
최초의 매국노- 두 임금을 남편으로 둔 여인
암탉이 울면?- 신라에만 있었던 여왕
‘지역감정’의 뿌리- 원수가 된 백제와 신라
굴욕적인 삼국통일- 중국 중심적 고대 질서의 완성
우리 역사의 공백- 신라보다 강했던 가야
김춘추의 화려한 외출- 고대 최고의 외교관
살수대첩의 숨은 공신- 을지문덕에 가린 영웅 건무
충신을 죽이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리라- 성충 형제의 죽음과 백제의 멸망
당 태종의 고구려 콤플렉스- 이세민과 연개소문의 첩혈쌍웅
신라를 도운 백제 유민- 백제 부흥운동
발해 부근에는 없는 발해- 발해의 진짜 이름
‘춘추필법’으로 본 우리 역사- 김부식의 사대주의 역사관
제3장 코리아를 낳은 고려
무혈로 세 나라를 인수한 왕건- 후삼국과 고려
임시로 나랏일을 맡은 사람- 권지국사의 전통
개국 초기 증후군- 고려와 조선 초기 왕자의 난
신분제인가, 관료제인가- 고려 사회의 성격
양인에서 천인이 되기까지- 백정의 역사
중화가 아니면 북벌인가?- 허망한 북벌론의 배경
관청의 하나였던 다방- 불교와 흥망을 같이한 고려의 차 문화
몽골이 타도한 고려의 군사파쇼- 무신정권과 몽골의 지배
여덟 번을 즉위하는 네 명의 왕- 몽골 지배기의 고려
식민지 시대에 늘어나는 우리 역사- 몽골 지배기와 일제 강점기의 역사관
마지막 왕은 허수아비- 역대 왕조의 마지막 왕들
개혁파의 도전과 수구파의 응전- 고려와 조선의 실패한 개혁
제4장 영욕의 조선
시공은 이성계, 설계는 정도전- 조선 건국의 브레인 정도전
국호부터 사대적이었던 조선- 조선이라는 국호의 배경
왕조 시대의 ‘토지 공개념’- 고려와 조선 초의 토지 제도
14세기의 ‘교과서 왜곡’ 사건- 선조 때에야 해결된 종계변무
말로 주고 되로 받기- 조선의 공물 무역
한글이 한글이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한글의 역사
발명을 해도 써먹지 못하면- 인쇄술과 화약의 비운
대리전으로 전개된 임진왜란- 한반도에서 부딪힌 중국과 일본
당쟁의 하이라이트- 예송논쟁의 배경
‘오랑캐’도 인간이다- 소중화 사상을 물리친 실학
서양인은 왜 조선에 오지 않았을까?- 근대 조선을 바라보는 서양인의 시각
왕들의 과외공부- 경연을 역이용한 영조
도서관과 친위대- 좌절된 정조의 개혁
최후의 중화사상- 쇄국 정책의 배경
개화(開花)하지 못한 개화(開化)의 길- 오경석의 개화론
불과 20년의 차이로- 일본과 조선의 개항
사대의 굴레를 벗어던진 농민들- 갑오농민전쟁
단발이냐, 단두냐- 근대화를 향한 몸부림
제5장 질곡의 현대사
열등감 심기- 일본 사학자들이 주도한 식민지 역사관
한반도 최초의 주식회사-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눈부신 활약
천 리 길과 오리무중의 차이- 일제에 의한 도량형의 왜곡
대통령이 아니면 싫다- 이승만의 대통령병
도둑처럼 온 해방?- 해방을 준비한 사람들
농지개혁과 토지개혁의 차이- 남한과 북한의 토지개혁
외국인 총장의 국립대학교- 서울대학교의 창립
이기고 있는 판에 휴전이라니?- 휴전 협상에 반대한 이승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