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를 맞아 인종혐오 범죄가 더욱 빈번해졌다. 이는 낯선 일이 아니다. 백인과 흑인을 강제 분리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아시아인의 유입을 막으려는 미국의 이민 제한법,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미국-멕시코 국경 간 장벽 설치까지… 인류 역사에서 자주 ‘피지배 계층’이 되고 말았던 몇 인종들을 향한 날선 비난과 무분별한 배제는 늘 우리 곁에 있어 왔다.
그런데 우리가 의심해 보지 못했던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인종’이다. 백인, 흑인, 황인 등의 인종 구분은 과연 과학적인가? 그렇다면 어떤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가? 여기 충격적인 사실이 있다. 인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1950년에 유네스코는 모든 인간이 동일한 종에 속하며 ‘인종’은 생물학적 실재가 아니라 신화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인류학자, 유전학자, 사회학자, 심리학자 등이 모인 국제 패널에서 방대한 연구를 일별해 발표한 성명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인종’은 마치 과학적 분류인 양 여겨지고 있다.
이 책은 ‘인종’과 ‘인종주의’의 역사를 낱낱이 해부하고 그 안에 숨겨진 가짜 과학의 실체를 끄집어내는 여정을 담고 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고 있던 ‘인종’은 누가, 왜, 언제, 어떻게 만들었는가? 그리고 왜 이 개념은 끈질기게 살아남아 우리 사회를 혐오와 차별로 물들이고 있는가? 여기 그 답이 있다.
Contents
약어
서문
인종주의의 신화 │ 하위 종, 혹은 아종(亞種)이란 무엇인가? │ 이 책의 목적
1장 - 서유럽의 초기 인종주의
스페인 종교재판 │ 고대부터 다윈 시대까지 퇴락설의 흐름 │ 16세기부터 다윈 시대까지 선아담 인류설 또는 다원발생설의 흐름
2장 - 우생학의 탄생
라마르크에 대한 반박 │ 우생학, 추악한 머리를 들다 │ 미국의 우생학 운동 │ 1912년 제1차 국제우생학회의
3장 - 다원발생설과 우생학의 결합
우생학 운동, 목적을 달성하다 │ 선택적 육종 │ ‘부적합자’ 강제 단종법 │ 지능 검사와 매디슨 그랜트의 『위대한 인종의 소멸』 │ 지능의 측정 │ 이민 제한
4장 - 우생학과 나치
우생학 운동의 중심지가 된 나치 독일 │ 미국 우생학과 독일 우생학의 연결 │ 미국 우생학자들과 나치 사이의 추가적인 교류 │ 미국 기업과 기관의 나치 후원
5장 - 해독제: 프란츠 보아스와 인류학적 ‘문화’ 개념
이론적 배경 │ 『이민자 후손의 신체 형태 변화』, 『원시인의 마음』 인류학적 문화 개념
6장 - 20세기 초의 체질인류학
그랜트의 인류학 vs. 보아스의 인류학 │ 골턴학회: 그랜트의 인류학 장악 시도 │ NRC와 초기 미국 체질인류학의 역사 │ 요약: 보아스의 공헌
7장 - 우생학의 몰락
패러다임 변화 │ 사회적, 문화적 맥락의 변화 │ 아직 끝나지 않았는가?
8장 - 현대판 과학적 인종주의의 등장
파이오니어 재단의 기원 │ 국제 민속지학 및 우생학 진흥회 │ 칼턴 퍼트넘과 ‘전국 퍼트넘 서신 위원회’ │ 인종 통합을 무산시키기 위한 소송 활동 │ 인종주의적인 미시시피에서 벌어진 마지막 시도 │ 새터필드 계획
9장 - 파이오니어 재단: 1970년대-1990년대
아서 젠슨, 윌리엄 쇼클리, 그리고 ‘인간의 이해 재단’ │ 로저 피어슨
10장 - 파이오니어 재단: 21세기
미네소타 쌍둥이 가족 연구 │ 새로운 편견의 군단
11장 -오늘날의 인종주의와 반(反)이민 정책
반이민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과 극우 정치 │ 아메리칸 르네상스 │ 미국이민통제재단과 미국이민개혁연맹 │ 존 탠턴, FAIR 설립자 │ 탠턴과 FAIR의 추가 인맥
결론
부록
우생학 운동 연표: 1890년대-1940년대
파이오니어 재단 연표
참고문헌
감사의 글
인명 색인
사항 색인
Author
로버트 월드 서스먼,김승진
영장류의 행동과 인간의 진화에 대한 세계적인 권위자로, 1972년 듀크대학에서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73년부터 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학 인류학과 교수로 40년 넘게 재직했다. 마다가스카르 여우원숭이의 행동과 생태에 대한 연구에서 시작해, 영장류와 인간의 기원, 인종 개념과 인종주의의 역사 등으로 관심사가 확대되었으며, 인종의 문화적 개념을 고찰함으로써 우생학 운동을 비판하고 인종 간 차이에 생물학적 기반이 없다는 과학계의 합의를 일구는 데 인류학자로서 기여했다. 인류학 학회지인 『미국인류학자』 편집장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인류학 분과(섹션H) 의장을 지냈다. 공저서인 『사냥 당한 인간: 영장류, 포식자, 인간의 진화Man the Hunted: Primates, Predators and Human Evolution』는 2006년 미국인류학회가 수여하는 W. W. 하월스 상을 수상했다. AAAS는 2018년부터 학문적 기여가 큰 인류학자에게 그의 이름을 딴 로버트 W. 서스먼 인류학 상을 수여하고 있다. 2016년에 타계했다.
영장류의 행동과 인간의 진화에 대한 세계적인 권위자로, 1972년 듀크대학에서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73년부터 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학 인류학과 교수로 40년 넘게 재직했다. 마다가스카르 여우원숭이의 행동과 생태에 대한 연구에서 시작해, 영장류와 인간의 기원, 인종 개념과 인종주의의 역사 등으로 관심사가 확대되었으며, 인종의 문화적 개념을 고찰함으로써 우생학 운동을 비판하고 인종 간 차이에 생물학적 기반이 없다는 과학계의 합의를 일구는 데 인류학자로서 기여했다. 인류학 학회지인 『미국인류학자』 편집장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인류학 분과(섹션H) 의장을 지냈다. 공저서인 『사냥 당한 인간: 영장류, 포식자, 인간의 진화Man the Hunted: Primates, Predators and Human Evolution』는 2006년 미국인류학회가 수여하는 W. W. 하월스 상을 수상했다. AAAS는 2018년부터 학문적 기여가 큰 인류학자에게 그의 이름을 딴 로버트 W. 서스먼 인류학 상을 수여하고 있다. 2016년에 타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