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제/국이란 용어는 가부장제와 제국의 합성어이다. 본서는 ‘남편집’에 살면서 자기 집은 잃어버린 채 다시, 가인(家人, 집사람)으로 전락하게 된 여성의 모순적인 상황에 주목하면서 여성을 남성의 제국에 파병된 용병으로 탈바꿈시킨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그러한 상황에서 여성을 해방시킬 수 있는 사회적 공공성의 구축을 주장한다.
여성에게 강요된 모성이데올로기, 순결이데올로기를 비판하면서 여성들에게 나쁜 여자가 되라고, 남자의 명령을 거부하라고 주장한다. 여성들을 호출하는 숱한 언어들이 여성의 정체성을 어떻게 날조하는지 살펴보고 자신의 욕망을 찾아 나설 것을 주문하기도 한다.
요약하자면 어머니되기를 거부하고 소녀되기를 주장하는 것이 본서가 의도하는 여성해방을 위한 실질적인 전략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여성들에게 ‘가출’할 것을 주문하고 그 ‘가출’이 ‘출가’로 이어지도록 하자는 것도 전략의 또 다른 방편일 수 있다. 집사람이라는 정체성으로부터 가출하고, 잔혹국가에서 살아가는 어머니로 회귀하지 말며, 말 그대로 아름다운 사람, 가인(佳人)이 되는 출가 말이다.
대구가톨릭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이며, 문화연대 문화교육센터 공동 소장, 계간지「문화과학」편집 위원, 민중언론 <참세상> 편집 위원으로 있다. 집회가 있을 때마다 쫓아다니며 천막 치고 철야 농성 하는 노동자들을 만나는 그는 2010년 5월 '보수의 아성' 대구에서 좌파를 기치로 내건 잡지 <레프트 대구>를 탄생 시켰다.지은 책으로 『가부장제국 속의 여자들』, 『가족주의는 야만이다』, 『도스토예프스키 도시에 가다』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컴퓨터 혁명의 철학』, 『사산하는 일본어 일본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