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전 지구화’라는 시대의 흐름 안에서 페미니즘적 해체론적 맑스주의 입장에 따라 “토착정보원”(Native Informant)의 형상을 중심으로 철학·문학·역사·문화를 비판한다. “토착장보원”은 서구 인류학자에게 식민지인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인류학의 원천이자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토착정보원은 전 지구화 시대에 사라지지 않았으며 은밀한 형태로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저자 스피박의 기본적인 판단이다.
1장 「철학」은 칸트, 헤겔, 맑스를 문자 이전(avante de lettre)의 식민주의 철학자로 읽어내고, 2장 「문학」은 유럽 문학 전통에 들어가는 문학 텍스트들과 비서구 텍스트들을 분석하여 제국주의의 공리계가 문학에 미쳐온 파장을 분석한다. 3장 「역사」는 문서보관서의 공식기록들에 거의 나타나지 않거나 빠져 있는 빈약한 기록들을 갖고 서발턴 여성들에 대한 계보학적 연구를 수행한다. 4장 「문화」는 전지구화의 문화적-경제적 영향을 치밀하게 짚어내는 가운데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화하는 문화정치(학)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