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어느 나라에 한번도 전쟁에서 져 본 적이 없는 큰 나라 장군이 살고 있었답니다. 장군은 가끔씩 군대를 이끌고 이웃 나라로 쳐들어갔어요. 그럴 때마다 장군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 이 나라를 위한 거야. 이제 여기 사람들도 우리처럼 살 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
장군이 군대를 끌고 쳐들어가면, 공격을 받은 나라들은 모두 맹렬히 장군의 군대에 맞서 싸웠지만 이기는 쪽은 은 장군이었지요. 결국 장군은 세상의 모든 나라를 다스리게 되었습니다. 너무 작아서 장군이 눈여겨 보지 않았던 딱 한 나라면 빼고 말이에요. 하지만 이제 그 나라 말고는 더 이상 쳐들어갈 곳이 없어진 장군은 마지막으로 군대를 이끌고 이 작은 나라를 향해 떠났습니다.
하지만 작은 나라에 도착한 장군은 깜짝 놀랐어요. 그 나라에는 군대도 업을 뿐더러 아무도 장군을 맞서 싸우려 하지 않았거든요. 작은 나라 사람들은 장군과 병사들을 손님처럼 반갑게 맞아 주었답니다. 그래서 장군과 병사들은 작은 나라 사람들의 집에서 편히 지내게 되었답니다. 작은 나라의 음식은 정말 맛있었답니다. 별로 할 일도 없었던 병사들은 곧 작은 나라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먹고 마시며 함께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병사들이 작은 나라 사람들과 즐겁게 지내자 장군은 무척 화가 났어요. 그래서 병사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 보내고... 새로운 병사들을 데려 왔지요. 하지만 새로 온 병사들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래서 장군은 몇명의 병사만 남겨두고 다시 큰 나라로 돌아왔지요.
장군은 늘 그랬던 것처럼 병사들과 함께 개선가를 불렀어요. "우리는 승리했다네~ 우리는 승리자라네~" 하지만 그 날 이후, 큰 나라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답니다. 밖에 나가면 작은 나라의 거리에서 맡았던 음식 냄새가 풍겨오고, 작은 나라 사람들이 즐겨 입던 옷이 유행했어요. 아이들은 작은 나라 사람들이 즐기던 놀이를 하며 놀았지요. 장군은 속으로 생각했답니다. "그래, 이게 다 전쟁에서 이긴 덕분이지!"
그날 밤, 침대에 누운 장군의 아들이 말했어요. "아빠, 노래 불러 주세요." 매일 전쟁터로 바삐 다니던 장군이 그나마 아는 노래라고는, 얼마전 작은 나라에서 편히 지내며 들은 노래 뿐이었답니다. 그래서 장군은 아들에게 노래를 들려주었어요. 바로 장군이 쳐들어갔던 바로 그 작은 나라에서 배운 노래를 말이지요.
작은 나라 사람들을 만나면서 겪는,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아주 특별한 그림책입니다. 데이비드 맥키의 깔끔하면서도 섬세한 그림과 날카로운 풍자의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