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나거나 무섭거나 두려울 때 크게 외쳐 보세요. “까불지 마!”
어깨가 으쓱으쓱,
자신감이 저절로 생겨요.
“이 바보야, 그럴 땐 ‘까불지 마!’ 하고 소리쳐야지.”
내가 밖에서 놀림을 당해 울면서 들어오자 엄마가 가슴을 탕탕 치며 윽박지른다.
“바보처럼 당하지만 말고 막 무섭게 ‘까불지 마!’ 하고 크게 소리치란 말이야.”
‘까불지…… 마?’
‘그래, 좋아. 이제 누가 괴롭히면 눈을 크게 뜨고 “까불지 마!” 하고 소리쳐 줄 테야.’
나는 굳게 결심하고 입을 꾹 다물고 집을 나선다. 때맞춰 골목 끝에서
커다란 멍구 녀석이 “으르릉”거리며 앞을 딱 가로막는다.
휴우, 심호흡을 하고 엄마에게 배운 대로 “까아……!” 처음엔 조그맣게,
그다음에 온 힘을 다해 “까불지 마아!” 크게 소리치는데,
세상에, “까불지 마!” 한마디가 이렇게나 대단할 줄이야!
그 사나운 멍구 녀석이 줄행랑을 치는 게 아닌가.
그다음부터는 승승장구, 벽돌집 방울이도 피자집 룰루도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도
모두 다 나한테 기 죽어 꼼짝도 못한다.
나는 장군이라도 된 듯 아주 어깨가 으쓱으쓱, 집으로 들어와서는 그 기분에 젖어 소리친다.
“까불지 마!”
……어, 어, 이게 아닌데, 엄마가 가르쳐 준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