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기신론 소·별기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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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19/12/30
Pages/Weight/Size 152*225*35mm
ISBN 9788984119260
Categories 종교 > 불교
Description
‘원효전서 번역총서’의 두 번째 책인 『대승기신론 소·별기』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울산대 원효학 토대연구소에서 원효전서 독회세미나를 거쳐 확정된 『대승기신론』과 『소』·『별기』의 번역을 싣고 있다. 이는 협업적 공동번역 시스템을 통해 불교학 각 분야 전문연구자들의 역량을 집대성한 것으로, 문제해결에 유효한 자생 인문학의 내재적 모델 수립을 목표로 하는 행보 가운데 하나이다.

원효의 저서는 대략 80여 부 200여 권이 확인된다. 그야말로 엄청난 분량의 저술이다. 종횡으로 뻗어나간 원효사상의 면모를 살펴보면, “원효사상은 단연 ‘통섭通攝’적”이고, “열려 있기에 ‘서로 통하고’(通), 걸림 없이 받아들이고 또 들어가기에 ‘서로 껴안는다’(攝)”는 주장에 공감하게 된다. 동시에 우리에게도 이러한 인물이 있었다는 사실이 반갑게 다가온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원효학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이다. 우리에게는 원효학이 지닌 보편 인문학적 생명력을 발견, 탐구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다시 말해, 원효에 대한 기존의 독법을 벗어나 새로운 독법을 세워 현재의 문제를 해소하는 열쇠로서의 원효학을 만나야만 한다.

기존의 원효저서 한글번역본이 취하는 현토형 번역과는 달리, 원효학 토대연구소의 ‘원효전서 번역총서’는 해석학적 번역양식을 취한다. 기존의 난해한 현토형 번역은 의미 가독성이 떨어지는 탓에 전문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반면 해석학적 번역은 모든 한자어의 의미를 풀어쓰기 때문에 번역자의 이해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장점을 지닌다. 본서의 번역문에서는 ‘[ ]’ 기호를 사용하여 번역자의 이해를 제시함으로써 문맥 이해를 돕는다. 기존 번역 양식의 문제점을 보완한 새로운 양식을 제시하는 것이다.

구성 면에서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 전문 번역’ 부분을 따로 편집하여 앞부분에 소개했으며, 이어지는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와 『별기別記』’에서 『소』와 『별기』의 번역 및 구문 대조표를 실어 양자의 비교탐구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더불어, 원효철학과 『대승기신론』, 『소』·『별기』를 읽는 철학적 지표를 제시하는 글인 「이해와 마음 ―원효와 붓다의 대화(Ⅰ)」를 담았다. 이는 원효와 불교철학을 읽는 신비주의 독법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대안 독법을 제시하려는 하나의 시도이며, 동서양 철학을 막론하고 기존에 거론되지 않았던 내용과 관점을 피력하였으므로 원효학을 깊이 있게 탐구하려는 사람들에게 요긴한 자료가 될 것이다.
Contents
일러두기 · 5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와 『별기別記』: 『대승기신론』에 대한 원효의 해석(疏)과 연구초록(別記)

ㄴ) 깨닫지 못함을 해석함(釋不覺) · 21
(ㄱ) ‘근본에서 깨닫지 못함’을 밝힘(明根本不覺) · 21
㉠ ‘깨닫지 못함’이 ‘깨달음의 본연’에 의거하여 성립하는 것을 밝힘(明不覺依本覺立) · 22
㉡ ‘깨달음의 본연’ 역시 ‘깨닫지 못함’에 의존하는 것을 밝힘(顯本覺亦待不覺) · 24
(ㄴ) ‘지말에서 깨닫지 못함’을 자세히 드러냄(廣顯枝末不覺) · 26
㉠ 세 가지 미세한 분별 양상을 밝힘(明細相) · 27
A. 근본무지에 의해 본연적 깨달음을 동요시키는 움직이는 양상(無明業相) · 29
B. 불변·독자의 실체로 간주되는 주관이 자리 잡는 양상(能見相) · 33
C. 불변·독자의 실체로 간주되는 대상이 자리 잡는 양상(境界相) · 35
㉡ 여섯 가지 뚜렷한 분별 양상을 밝힘(明·相) · 41
A. 분별하는 양상(智相) · 44
B. 서로 이어지게 하는 양상(相續相) · 61
C. 괴로운 느낌과 즐거운 느낌에 집착하는 양상(執取相) · 64
D. 언어문자에 대해 분별하는 양상(計名字相) · 65
E. 갖가지 의도적 행위를 일으키는 양상(起業相) · 65
F. 행위로 인해 괴로움에 묶이는 양상(業繫苦相) · 65
(ㄷ) ‘근본에서 깨닫지 못함’과 ‘지말에서 깨닫지 못함’을 총괄하여 결론지음(總結本末不覺) · 66
ㄷ) 깨달음과 깨닫지 못함의 서로 같은 양상과 서로 다른 양상을 밝힘(明同異相) · 68
(ㄱ) 서로 같은 양상을 밝힘(明同相) · 69
(ㄴ) 서로 다른 양상을 밝힘(明異相) · 72
㉯ 입의분立義分에서 말한 ‘생멸하는 마음의 원인과 조건’을 해석함(釋上生滅因緣) · 79
ㄱ. 생멸하는 마음은 원인과 조건에 의거한다는 뜻을 밝힘(明生滅依因緣義) · 79
ㄱ) 마음에 의거한다는 것을 해석함(釋依心) · 83
ㄴ) ‘의意로 바뀌어 감’을 해석함(釋意轉) · 86
(ㄱ) ‘의意로 바뀌어 감’을 간략히 밝힘(略明意轉) · 89
(ㄴ) 바뀌어 가는 양상을 자세하게 나타냄(廣顯轉相) · 91
㉠ 근본무지에 따라 처음 움직이는 식(業識) · 92
㉡ 불변·독자의 실체로 간주되는 주관으로 바뀌어 가는 식(轉識) · 92
㉢ 불변·독자의 실체로 간주되는 대상을 나타내는 식(現識) · 94
㉣ 분별하는 식(智識) · 104
㉤ 분별을 서로 이어 가는 식(相續識) · 105
(ㄷ) 의意로 바뀌어 가는 현상이 마음에 의거한다는 뜻을 결론적으로 밝힘(結明依心之義) · 108
ㄷ) ‘의식이 바뀌어 감’을 해석함(釋意識轉) · 119
ㄴ. ‘생멸하는 마음이 의거하는 원인과 조건’의 본연과 양상을 거듭 드러냄(重顯所依因緣體相) · 123
ㄱ) 원인과 조건이 매우 심오함을 간략히 밝힘(略明因緣甚深) · 124
ㄴ) 원인과 조건의 차이를 자세히 드러냄(廣顯因緣差別) · 131
(ㄱ) ‘마음의 온전한 면모라는 원인’의 본연과 양상을 밝힘(明心性因之體相) · 134
(ㄴ) ‘근본무지라는 조건’의 본연과 양상을 드러냄(顯無明緣之體相) · 134
(ㄷ) ‘오염된 마음이라는 여러 조건들’의 차이를 밝힘(明染心諸緣差別) · 137
㉠ 집착에 서로 응하는 오염된 마음(執相應染) · 140
㉡ 집착이 끊어지지 않는 것에 서로 응하는 오염된 마음(不斷相應染) · 145
㉢ ‘근본무지에 따라 분별하는 이해’에 서로 응하는 오염된 마음(分別智相應染) · 146
㉣ ‘식識이 나타낸 유형적인 대상’에 의식 차원에서는 서로 응하지 않는 오염된 마음(現色不相應染) · 150
㉤ ‘주관이 된 마음’에 의식 차원에서는 서로 응하지 않는 오염된 마음(能見心不相應染) · 151
㉥ ‘근본무지에 의한 애초의 움직임’에 의식 차원에서는 서로 응하지 않는 오염된 마음(根本業不相應染) · 151
(ㄹ) 근본무지를 다스려 끊는 단계를 드러냄(顯無明治斷位地) · 155
(ㅁ) 서로 응함과 서로 응하지 않음의 뜻을 밝힘(明相應不相應義) · 158
(ㅂ) ‘올바른 이해를 가로막는 방해’와 ‘번뇌로 인한 방해’의 뜻을 밝힘(辨智·煩惱·義) · 169
㉰ 입의분立義分에서 말한 ‘근본무지에 따라 생멸하는 양상’을 자세하게 설명함(廣上立義分中生滅之相) · 177
ㄱ. 근본무지에 따라 생멸하는 ‘뚜렷하거나 미세한 양상’을 밝힘(明生滅·細之相) · 177
ㄴ. ‘뚜렷하거나 미세하게 생멸함’의 의미를 드러냄(顯·細生滅之義, 明生滅義) · 184
ㄱ) 근본무지에 따라 생겨나는 인연을 밝힘(明生緣) · 185
ㄴ) 근본무지에 따라 생겨난 것이 사라지는 뜻을 드러냄(顯滅義) · 199
(나) ‘모든 현상을 생겨나게 할 수 있다’는 말에 따라 거듭 밝힘(因言重明) · 216
㉮ ‘거듭 영향을 끼침’의 뜻을 총괄적으로 밝힘(總明熏習之義) · 220
㉯ 오염과 온전함의 ‘두 가지 거듭 영향을 끼치는 것’을 하나씩 밝힘(別明二種熏習) · 224
ㄱ. ‘오염시켜 가는 거듭 영향을 끼침’을 밝힘(明染熏) · 226
ㄴ. ‘온전하게 하면서 거듭 영향을 끼침’을 밝힘(明淨熏) · 235
ㄱ) 진여훈습眞如熏習과 망심훈습妄心熏習에 관해 간략히 밝힘(略明) · 236
ㄴ) 망심훈습妄心熏習과 진여훈습眞如熏習에 관해 자세히 설명함(廣說) · 238
(ㄱ) ‘잘못 분별하는 마음에 거듭 영향을 끼치는 것’을 밝힘(明妄熏) · 239
(ㄴ) ‘참 그대로에 거듭 영향을 끼치는 것’을 밝힘(明眞如熏習) · 244
㉠ 하나씩 밝힘(別明) · 247
A. ‘참 그대로의 면모가 지닌 본연의 특징’이 거듭 영향을 끼치는 것을 밝힘(明自體相熏習) · 247
B. ‘외부 조건의 작용’이 거듭 영향을 끼치는 것을 밝힘(明用熏習) · 248
㉡ ‘참 그대로의 본연’과 ‘외부조건의 작용’이 거듭 영향을 끼치는 것을 합하여 밝힘(合釋體用) · 254
㉰ ‘오염시켜 가면서 거듭 영향을 끼침’과 ‘온전하게 하면서 거듭 영향을 끼침’, 이 거듭 영향을 끼치는 두 가지의 다하거나 다하지 않는 면모(明二種熏盡不盡義) · 260
나. 대승의 면모를 해석하는 문장부분(釋義章門) · 265
가) ‘본연의 위대함’과 ‘능력의 위대함’이라는 두 가지 위대함을 총괄적으로 해석함(總釋體相二大) · 266
나) ‘참 그대로의 작용의 위대한 면모’를 하나씩 해석함(別釋用大之義) · 273
(가) 총괄적으로 밝힘(總明) · 274
(나) 하나씩 해석함(別釋) · 278
㉮ 하나하나의 작용을 곧바로 드러냄(直顯別用) · 282
ㄱ. 참 그대로의 작용인 ‘범부와 이승이 보는 특정하게 응하는 부처 몸’을 밝힘(明應身) · 283
ㄴ. 참 그대로의 작용인 ‘진리성취의 결실인 부처 몸’을 드러냄(顯報身) · 284
㉯ 하나하나의 작용을 거듭 제시하여 분석함(重牒分別) · 289
② 참 그대로인 측면에 들어감을 보여 줌(示入門) · 293
(2) 잘못된 집착을 치유함(對治邪執) · 298
① 명칭에 따라 양상을 변별함(依名辨相) · 300
가. 자아에 불변·독자의 실체나 본질이 있다고 하는 견해를 설명함(明人我見) · 300
나. 현상에 불변·독자의 실체나 본질이 있다고 하는 견해를 밝힘(明法我見) · 306
② 두 가지 집착에서 궁극적으로 벗어나는 것을 총괄적으로 드러냄(總顯究竟離執) · 307
(3) ‘마음을 일으켜 부처가 체득한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양상’을 나누어 구별함(分別發趣道相) · 311
① 믿음을 성취하여 깨달음을 향해 마음을 일으킴(信成就發心) · 315
가. 믿음을 성취하는 수행을 밝힘(明信成之行) · 315
나. ‘수행을 이루어 마음을 일으키는 양상’을 드러냄(顯行成發心之相) · 326
다. 직심直心·심심深心·대비심大悲心의 확고한 마음을 일으켜 얻는 이로운 능력을 드러냄(顯發心功德) · 331
② 이해와 수행으로 깨달음을 향해 마음을 일으킴(解行發心) · 339
③ 직접 체득하여 깨달음을 향해 마음을 일으킴(證發心) · 342
가. 모든 열 가지 본격적인 수행단계에 한꺼번에 의거하여 직접 체득하여 깨달음을 향해 마음을 일으킴을 밝힘(通約諸地明證發心) · 343
나. 열 가지 본격적인 수행경지에 하나씩 의거하여 그 각각의 단계에서 완성된 이로운 능력을 드러냄(別就十地顯成滿德) · 348
4) 믿는 마음을 수행하는 부분(修行信心分) · 365
(1) 수행하는 사람을 내세워 핵심내용을 간략히 제시함(擧人略標大意) · 367
(2) ‘수행의 도리’에 나아가 ‘수행하는 양상’을 자세하게 구별함(就法廣辨行相) · 369
① 믿음의 종류에 대한 질문에 대답함(答信) · 369
② 수행에 대한 질문에 대답함(答修行) · 370
가. ‘널리 베풀고 나누는 수행’(施門)·‘윤리적 행위규범을 지켜 가는 수행’(戒門)·‘참아 내는 수행’(忍門)·‘열심히 노력하는 수행’(進門)을 간략히 밝힘(略明) · 372
나. ‘빠져들지 않고 그침’(止)과 ‘사실대로 이해함’(觀)의 수행법을 자세히 설명함(廣說) · 377
가) 간략하게 밝힘(略明) · 377
나) 자세히 설명함(廣辨) · 394
(가) 지止와 관觀을 각각 수행하는 것을 밝힘(別明止觀) · 395
㉮ ‘빠져들지 않고 그침’의 수행에 대해 하나씩 밝힘(別明止門) · 395
ㄱ. ‘빠져들지 않고 그침’을 닦는 방법을 밝힘(明修止方法) · 395
ㄴ. ‘빠져들지 않고 그침’을 닦아 얻는 뛰어난 능력을 밝힘(明修止勝能) · 407
ㄷ. 수행과정에서 생겨날 수 있는 방해하는 현상들을 밝힘(明起魔事) · 409
ㄱ) 지止 수행을 방해하는 현상들을 치유하는 방법에 대해 간략히 설명함(略說魔事對治) · 410
ㄴ) 자세하게 해석함(廣釋) · 414
ㄹ. 지止 수행의 이로움을 나타냄(示利益) · 437
㉯ ‘사실대로 이해함의 수행’을 밝힘(明觀) · 438
(나) ‘빠져들지 않고 그침’(止)과 ‘사실대로 이해함’(觀)을 합하여 닦음(合修) · 441
(3) 수행에서 퇴보하지 않는 수단과 방법을 제시함(示不退方便) · 446
5) 수행의 이로움을 권하는 부분(勸修利益分) · 454
3. 총괄하여 끝맺고 모든 공덕을 중생에게 되돌리는 게송(總結廻向偈) · 459

【부록】 원효의 과문과 해당 『대승기신론』의 구절 종합 · 461
원효의 삶을 증언하는 기록들(三大傳記) · 502
원효의 생애 연보年譜 · 517
번역어 색인 · 519
Author
원효,원효학 토대연구소
신라 진평왕 39년(617) 압량군 불지촌(현 경북 경산)에서 출생했다. 소년 때(16세) 출가하여 여러 스승을 찾아다니며 치열하게 수행하였고, 지음知音의 도반 의상義相(625-702)과 함께 당나라 유학을 시도하다가 깨달음 성취로 인한 자신감이 생겨 유학을 그만두었으며, 서민 대중들에게는 신뢰와 희망의 대상이었고, 권력과 제도권 승려들에게는 불편하면서도 경외의 대상이었던 인물. 왕족 과부와 결혼하여 신라 십현十賢의 한 사람이 된 설총薛聰을 낳고는 환속하여 비승비속非僧非俗인 거사居士로서 수행하기도 하였던 인물. 특정한 삶의 유형과 진영에 소속되거나 머물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듯 내달렸던 인물. 신분이 미천한 대중과 어울리며 그들에게 부처 되는 길을 알리려고 춤과 노래 등 다양하고도 파격적인 실험을 하였고, 심오한 체득과 혜안을 웅혼한 필력으로 종횡무진 글에 담아내어 당대 최고 수준의 불교지성을 동아시아 전역에 흩뿌렸던 인물. 인도의 불교논리학 대가인 진나陳那(Dign?ga)의 문도가 당나라에 왔다가 입수하여 읽고는 감탄하여 산스크리트어로 번역해 인도에 보냈다는 『십문화쟁론十門和諍論』을 지은 인물. 그와의 밀접한 연관에서 한반도에서 찬술된 것으로 보이는 『금강삼매경金剛三昧經』에 관한 최초/최고의 주석인 『금강삼매경론』을 저술하여 자신의 불교 탐구와 안목을 총정리하고 있는 인물. 만년에는 토굴같이 누추한 절(穴寺)에서 수행하다가 그곳에서 삶을 마감하였던 인물. ―현존하는 원효 관련 기록에서 포착되는 단면들이다.

이칭異稱, 진찬眞撰 여부 등을 감안할 때, 대략 80여 부 200여 권이 확인되는 그의 저술의 양과 질은 당시 동아시아를 통틀어 가히 최고 수준이다. 양으로만 보아도 한반도에서 그를 능가하는 경우가 없을 뿐 아니라, 중국의 대저술가였던 천태 지의智?(538-597, 30여 부)나 화엄 법장法藏(643-712, 50여 부), 법상 규기窺基(632-682, 50여 부)도 원효에 비견되기 어렵다. 그의 80여 종 저서 중에서 완본으로 전하는 것이 13종, 잔본殘本이 8종이다. 잔본까지 합하여도 21종 저서가 현존하는 셈이다.
신라 진평왕 39년(617) 압량군 불지촌(현 경북 경산)에서 출생했다. 소년 때(16세) 출가하여 여러 스승을 찾아다니며 치열하게 수행하였고, 지음知音의 도반 의상義相(625-702)과 함께 당나라 유학을 시도하다가 깨달음 성취로 인한 자신감이 생겨 유학을 그만두었으며, 서민 대중들에게는 신뢰와 희망의 대상이었고, 권력과 제도권 승려들에게는 불편하면서도 경외의 대상이었던 인물. 왕족 과부와 결혼하여 신라 십현十賢의 한 사람이 된 설총薛聰을 낳고는 환속하여 비승비속非僧非俗인 거사居士로서 수행하기도 하였던 인물. 특정한 삶의 유형과 진영에 소속되거나 머물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듯 내달렸던 인물. 신분이 미천한 대중과 어울리며 그들에게 부처 되는 길을 알리려고 춤과 노래 등 다양하고도 파격적인 실험을 하였고, 심오한 체득과 혜안을 웅혼한 필력으로 종횡무진 글에 담아내어 당대 최고 수준의 불교지성을 동아시아 전역에 흩뿌렸던 인물. 인도의 불교논리학 대가인 진나陳那(Dign?ga)의 문도가 당나라에 왔다가 입수하여 읽고는 감탄하여 산스크리트어로 번역해 인도에 보냈다는 『십문화쟁론十門和諍論』을 지은 인물. 그와의 밀접한 연관에서 한반도에서 찬술된 것으로 보이는 『금강삼매경金剛三昧經』에 관한 최초/최고의 주석인 『금강삼매경론』을 저술하여 자신의 불교 탐구와 안목을 총정리하고 있는 인물. 만년에는 토굴같이 누추한 절(穴寺)에서 수행하다가 그곳에서 삶을 마감하였던 인물. ―현존하는 원효 관련 기록에서 포착되는 단면들이다.

이칭異稱, 진찬眞撰 여부 등을 감안할 때, 대략 80여 부 200여 권이 확인되는 그의 저술의 양과 질은 당시 동아시아를 통틀어 가히 최고 수준이다. 양으로만 보아도 한반도에서 그를 능가하는 경우가 없을 뿐 아니라, 중국의 대저술가였던 천태 지의智?(538-597, 30여 부)나 화엄 법장法藏(643-712, 50여 부), 법상 규기窺基(632-682, 50여 부)도 원효에 비견되기 어렵다. 그의 80여 종 저서 중에서 완본으로 전하는 것이 13종, 잔본殘本이 8종이다. 잔본까지 합하여도 21종 저서가 현존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