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수행의 과정에서 돈오(혜학적 돈오와 정학적 돈오) 국면의 존재와 그에 대한 포착의 필요성을 밝히는 돈점론은, 그 전개과정에서 두 가지 중요한 담론을 생성해 내었다. ‘이해방식 행법과 마음방식 행법의 차이담론’과 ‘돈오 범주에 관한 담론’이 그것이다. 이 두 유형의 담론은 돈점론의 역사에서 뒤섞여 있어 그에 대한 식별이 필요하다. 돈점론을 둘러싼 불필요한 불화와 오해들은 이 두 담론유형의 식별적 이해를 통해 해소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간화문의 언어가 대변하게 된 선종의 수행론은, 마음방식 행법의 편향성에 노출되어 있다. 이해방식의 시선과 차별화시켜야 할 필요성에 집중하다 보니 생겨난 치우침이다. 그리고 이해/언어적 사유에 대한 과다한 부정적 태도는 그 편향성의 후유증이다. 선종의 언어 적대적 분위기는 장기간 누적되었으며, 현대 선종 구성원들에게까지 계승된 언어 부정적 태도는 아직도 충분히 극복되지 않고 있다.
선종의 마음방식 행법과 그 돈오는 해탈수행에서 매우 중요하며, 붓다가 설한 선 수행을 소화해 온 여타의 전통들이 간과한 붓다의 의중과 초점을 복원시켜 줄 수 있는 중차대한 기여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종의 마음방식 행법 전통이 이러한 기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해방식 행법의 내용과 역할을 충분히 탐구하여 소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지적 탐구, 이해의 계발과 적용, 연기적 성찰과 사유능력의 계발에 더욱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제6장 돈점 논쟁의 새로운 독법 51
1. 언어와 분별문법의 형성 51
2. ‘이해/관점에 의한 분별’과 ‘마음에 의한 분별’ 56
이해/관점에 의한 분별 57
마음에 의한 분별 61
분별 극복의 두 방식과 언어 ―혜학慧學과 정학定學 그리고 언어 65
‘이해/관점에 의한 분별’을 극복하기 ―혜학慧學 66
‘마음에 의한 분별’을 극복하기 ―정학定學 73
분별의 두 가지 극복방식과 언어 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