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다움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이룩한 놀라운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흔히 자연과학의 발전을 기려 마땅한 성취라고 일컫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일이 사람살이에 끼친 영향을 생각해보면 경이(驚異)를 넘어 찬탄(讚嘆)에 이릅니다. 그런데 저는 종교가 있다는 사실이 어쩌면 그보다 훨씬 드높은 성취라고 일컫고 싶습니다. 종교는 좋은 겁니다. 종교는 사실을 넘어서는 ‘다른 삶’을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유한의 닫힘에서 무한의 열림을 숨 쉬게 하고, 불가능의 벽과 마주치면서 가능성의 낌새를 터득하게 합니다. 미움의 늪이 사랑의 들판이 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하고, 사람의 귀함이 어떤 까닭으로도 가려지거나 지워질 수 없다는 것도 알게 하기 때문입니다. 삶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 맑아지고 펴지고 다듬어지고 온전해집니다.
Contents
_ 머리말 4
제 1 강 | 물음과 해답 - 종교를 정의하는 일
1. 인식의 출발: 모호성 13
2. 모름의 실상: 자명성(自明性)의 늪 15
3. 종교 논의의 난점: ‘세계종교’ 26
4. 난점의 지양(止揚), 거리두기 또는 거리 짓기 42
5. ‘물음과 해답’의 문화: 종교 57
제 2 강 | 존재양태의 변화 - 종교와 실존
1. 실존: 그 물음의 그물 73
2. 해답: 일상과 비일상의 통합 88
3. 적합성의 문제: 준거의 진폭(振幅) 115
4. 병든 언어의 창궐: 선택과 책임 128
제 3 강 | 힘의 지배/힘의 소외 - 종교와 공동체
1. 감동의 확산과 공감의 제도화 141
2. 힘으로서의 종교, 종교로서의 힘 161
3. 힘의 자기정당화 기제(機制) 182
4. 지배/소외/매개 200
제 4 강 | 다원성과 다양성, 그리고 중층성과 복합성
- 종교와 문화
1. 개념적 실재와 경험적 실재 221
2. 종교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 236
3. 문화로서의 종교 253
4. 미로(迷路): 닫힘과 열림의 현장 273
제 5 강 | 당대(當代) 종교문화에 대한 비판적 인식
- 오늘, 우리 종교문화의 모습
1. 당대인식의 난점 하나: 역사적 접근 293
2. 당대인식의 난점 둘: 비교문화론적 접근 302
3. 하나의 실험: 현상의 편곡(編曲) 311
4. 한국종교문화의 지금 여기의 모습: 소외공동체 문화의 역
동성 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