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숲의 소리에, 날리는 눈송이 하나하나에서
나는 나의 들소와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뛰어넘는 인간과 동물의 아름다운 교감을 그린 그림책
동물은 인간과 말이 통하지 않지만, 때로는 오히려 더 깊은 소통을 하기도 합니다. 『나의 들소』는 한 소녀와 들소의 평생에 걸친 우정을 그린 그림책으로, 인간과 동물의 교감과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느 봄날, 네 살짜리 여자아이인 ‘나’는 엄마 품에 안긴 채로 먼발치에서 그를 처음 봅니다. 키 큰 풀들 틈새로 보이는 그의 모습은 무척 낯설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나는 자그마한 어린아이고, 그는 커다란 들소니까요. 그러나 나는 날마다 그가 있는 곳으로 갔고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 그를 길들였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지요. 마침내 나는 나를 부르는 그의 속삭임을 듣습니다. 그때부터 둘의 우정은 시작됩니다. 또다시 찾아온 어느 봄날, 그는 먼 길을 나섰습니다. 쭉 함께 있고 싶지만 다른 들소들에게 돌아가야 했거든요. 헤어질 때, 그는 땅이 눈으로 뒤덮이는 겨울마다 나를 보러 오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매해 겨울, 그는 다시 돌아왔으니까요. 우리는 때로는 이야기꽃을 피우며, 때로는 아무 말 없이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나는 그의 숨소리가 좋았고, 발걸음 소리가 좋았습니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그의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그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나를 훈훈하게 해 주었지요. 오랜 세월이 흐른 어느 겨울, 더 이상 그를 만날 수 없을 때까지, 우리는 그렇게 함께였습니다. 이제 눈이 내려도 그는 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봄에 피는 꽃마다, 숲의 소리마다, 불의 온기 속, 떨어지는 눈송이 하나하나에 그는 여전히 머물러 있을 테니까요.
대개 동물은 인간보다 수명이 짧기에 안타까운 이별의 순간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오곤 합니다. 그러나 그 이별이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것은 자연의 일부가 된 그들이 여전히 우리와 함께 숨 쉬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이야기는 말하고 있습니다.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 그림책은 독자들에게 인간과 동물, 나아가 인간과 자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들 것입니다.
Author
가야 비스니에프스키,밀루
예술가 집안 출신인 가야 비스니예프스키는 ‘연필과 종이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생뤽 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 공부를 하고 그림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아울러 아동 출판사인 울프에서 여는 여러 행사를 진행하면서 동화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2016년부터 벨기에를 떠나 프랑스 남부의 제르 지방에서 살며 오로지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예술가 집안 출신인 가야 비스니예프스키는 ‘연필과 종이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생뤽 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 공부를 하고 그림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아울러 아동 출판사인 울프에서 여는 여러 행사를 진행하면서 동화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2016년부터 벨기에를 떠나 프랑스 남부의 제르 지방에서 살며 오로지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