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의 몸에 세상의 모든 사랑이 깃들어 있다. 『흑발 소녀의 누드 속에는』에 이어 『독한 연애』로 사랑의 서사를 차곡차곡 ‘수집’해 온 김윤이 시인이 그러하다. 두 번째 시집 『독한 연애』 이후로 4년 만에 선보이는 세 번째 시집 『다시없을 말』에는 그가 오랜 시간 그러모아 온 사랑의 형상과 그 형상에 비낀 한 여자의 실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0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4년 만에 첫 시집을 상재하고, 그로부터 또 4년 뒤에 두 번째 시집을 선보였던 시인은 우연찮게도 다시 4년이 지난 2019년 세 번째 시집을 내놓는다.
“사분사분하게 말을 풀어 가”(박형준)면서도 결코 숨기거나 위장하지 않는 그녀 특유의 “고집, 그녀만의 특별한 안간힘”(『독한 연애』 소개문)이 이번 시집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무수한 사랑에 얼룩진 드라마틱한 선율을 현시하려는 몸부림에서”(해설, 「샤먼의 고고학, 사랑의 천수관세음」) 비롯되었다. 온몸으로 앓아 낸 사랑, 그 사랑이 낳았기에 농밀하고 그윽한 언어. 그저 그런 중얼거림이 아니다. 여자 안에 ‘존재’하는 여자가 꺼내어 보이는 속살 같은 말들은 그러므로 이제부터 영원까지 “다시없을” 것이다.
Contents
시인의 말
1부
사랑의 블랙홀
다시없을 말―H에게
사랑의 묘
오전의 버스
내 여자
파국
꽃만두 치읓
영통
밥풀
여자, 유리디체
바닷가, 무인 잡화상
옛사랑이
통하다
키싱구라미
도마뱀
배꼽
이빨의 규칙
2부
레테와 므네모시네
과거 외전(外傳)
사랑의 아랑후에스
42
증강현실
이유는 없다
풍경에서 헤매다
페퍼라이트
경,
설어
침칠
우유 따르는 여자와 큐피드
발견
바다에 쓰다
한낮의 여인
루틴
3부
파리지옥
망
점심밥(點心-)
중반
수박 트럭을 돌아 나오며
껌
희(姬)
사랑받지 못한 잠자리
나를 지불하다
장한 일
허스토리―장미나무 붉은 묵주
이(齒)
경(經) 읽는 방
피 빠는 여자
물이 눈으로 변할 때 사랑의 위험한 이쪽이 탄생한다
아버지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
4부
여자는 촉촉하니 살아 있다
공용 코인워시 24 빨래터
나의 처녀막
아가씨들
돌고래
메이커 티
혼종
코기토(cogito)―미라 산모
상한(傷寒)
파랑을 건너다
페티시(fetish)
사이프러스식 사랑
새 폴더
해설 | 이찬(문학평론가)
샤먼의 고고학, 사랑의 천수관세음
Author
김윤이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교와 명지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200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흑발 소녀의 누드 속에는』 『독한 연애』 『다시 없을 말』 『여자와 여자 사이』를, 평론집 『메타버스 시대의 문학』을 썼다. 현재 강사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생활하고 있다.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교와 명지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200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흑발 소녀의 누드 속에는』 『독한 연애』 『다시 없을 말』 『여자와 여자 사이』를, 평론집 『메타버스 시대의 문학』을 썼다. 현재 강사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생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