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날 이 그림책의 지은이 바루는 프랑스 지방을 도보 여행하던 중,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 더미에서 낡은 노트 한 권을 발견한다. 이 노트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어느 프랑스 병사가 쓴 일기장이었다. 일기는 프랑스군에 총동원령이 내려진 후, 병사가 처음 소집되었던 날인 1914년 8월 3일을 기점으로 전쟁터에서 부상당해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던 9월 5일까지의 일을 기록하고 있다. 전쟁이 시작되고 약 한 달 동안 일어난 일을 적어 놓은 이 일기에는 전황에 따라 부대가 이동하는 과정과 가족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심경, 대포 소리를 들으면서 느끼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전장에서 겪는 소소한 일상들이 적혀 있다.
이름 모르는 병사가 쓴 이 일기는 짧은 참전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 분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그는 매일매일 치르는 크고 작은 전투 속에서도 짧게는 한 문장, 길게는 네댓 문장으로 그 상황을 기록함으로써 전쟁의 긴박함과 공포감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하룻밤에 40킬로미터를 걸어서 다른 전투 지역으로 이동하는 부대, 쏟아지는 장대비를 맞으며 순한 양떼처럼 묵묵히 행군하는 병사들, 허허벌판에서도 열심히 참호를 파고, 짚단 뒤에 몸을 숨긴 채 쏟아지는 적의 포탄을 피하는 소대원, 떨어져 나간 병사의 다리 한쪽이 매달려 있는 나뭇가지, 적의 공격으로 무참히 파괴된 텅 빈 마을들, 끝없이 이어지는 피난 행렬, 차라리 죽여 달라고 울부짖는 부상병......
제1차 세계대전에서는 장거리 대포나 전차, 기관총, 수류탄, 전투기, 잠수함과 같은 다양한 첨단 무기들이 개발되어 사용되었는데, 이에 대응하는 전술로 최전선에서는 수많은 참호와 요새가 만들어졌다. 부대가 이동하면 병사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폭격을 피하기 위해 참호를 파는 일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이 병사의 일기에서도 확인할 수가 있다.
Author
바루,이성엽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에콜 불에서 건축을, 에콜 에스티엔느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한 뒤 광고 회사에서 아트 디렉터로 일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으며 지금은 프랑스에서 활동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100권이 넘는 어린이책과 그림책을 쓰고 그렸습니다. 2005년 어린이들이 직접 뽑는 스위스 앙팡테지상을, 2011년 뉴욕도서전 금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고래야 사랑해』, 『코끼리는 어디로 갔을까?』, 『그날 아침,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라지는 섬, 투발루』 등이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에콜 불에서 건축을, 에콜 에스티엔느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한 뒤 광고 회사에서 아트 디렉터로 일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으며 지금은 프랑스에서 활동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100권이 넘는 어린이책과 그림책을 쓰고 그렸습니다. 2005년 어린이들이 직접 뽑는 스위스 앙팡테지상을, 2011년 뉴욕도서전 금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고래야 사랑해』, 『코끼리는 어디로 갔을까?』, 『그날 아침,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라지는 섬, 투발루』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