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참외라고 아세요? 사람이 참외를 먹고 똥을 싸거나, 그 똥을 먹은 개가 똥을 싼 곳에서 저절로 자란 참외를 말한답니다. 전혀 생뚱맞은 곳에 자라난 이 참외는 그야말로 먼저 발견한 사람이 임자가 되지요. 개똥참외를 소재로 자연의 순환을 이야기한 자연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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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퍼덕 철퍽-’ 저만치서 소 한 마리가 똥을 싸고 있습니다. 서리해 온 참외를 맛있게 먹고 있던 철이와 친구들은 폭포 같은 소의 오줌과 수북이 쌓이는 소의 똥을 보고 깔깔대고 웃으며 한목소리로 외칩니다. ‘와, 엄청 많이 싼다!’ 그런데 그 모습을 바라보던 철이도 갑자기 똥이 마렵습니다. 아빠가 거름을 만든다고 똥은 꼭 집에 와서 싸야 한다고 단단히 말씀하셨건만, 나올 듯 말 듯하니 앞뒤 가릴 처지가 아니지요. 똥구멍을 꽉 틀어막고 풀숲으로 뛰어가서 바지를 내리자마자 ‘뿌지직 뿌직 뽕 뿌우우웅?’ 그런데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밑을 닦고 있는 철이의 뒤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철이의 똥을 누렁이가 쩝쩝거리며 맛있게 먹고 있지 뭐예요? 철이는 냉큼 누렁이를 쫓아낸 다음, 흙으로 똥을 덮어버립니다. 자기랑 뽀뽀도 하는 누렁이가 똥을 먹게 놔둘 수는 없었던 것이지요. 누렁이는 못내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다가, 저만치 떨어져서 자기도 똥을 눕니다.
무더위를 식혀 주는 비가 내리고, 흙에 덮인 철이의 똥과 누렁이의 똥은 빗물에 씻겨 땅 속으로 스며듭니다. 철이의 똥 속에 숨어 있던 작은 참외 씨도 풀숲 옆에 자리를 잡지요. 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사이, 아무도 돌보는 이 없이, 저 혼자서 씩씩하게 싹을 내고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참외 철이 한참 지나, 참외밭도 아닌 풀숲 끄트머리에서 말이죠.
Author
김시영
저자 김시영은 1965년에 태어나 학다리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전남 함평 보화촌에서 자랐으며,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습니다. 글·그림 창작그림책으로 『와 개똥참외다』가 있으며, 『벼가 자란다』, 『뿌웅 보리방귀』, 『똥똥 귀한 똥』과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 그림책 『쏙속 봄이와요』, 『풍덩 시원해요』, 『투둑 떨어진다』, 『옹기종기 냠냠』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저자 김시영은 1965년에 태어나 학다리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전남 함평 보화촌에서 자랐으며,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습니다. 글·그림 창작그림책으로 『와 개똥참외다』가 있으며, 『벼가 자란다』, 『뿌웅 보리방귀』, 『똥똥 귀한 똥』과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 그림책 『쏙속 봄이와요』, 『풍덩 시원해요』, 『투둑 떨어진다』, 『옹기종기 냠냠』에 그림을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