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와 담배

아이들에 대한 무조건적 숭배와 ‘웰빙’ 강박에 대한 신랄한 풍자

미셸 우엘벡과 함께 프랑스 문단을 이끌어나가는 기수, 현대성의 앙팡테리블, '전방위적 재능을 자랑하는 전위 예술가'라는 찬사를 받은 소설가 브누아 뒤퇴르트르의 장편소설. 시청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다 고소당한 사십대 남성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회가 앓고 있는 심각한 자기기만과 위선의 병증을 충격적으로 보여준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십대 공무원은, 거의 강박이라 할 정도로 청정한 삶에 집착하고 사회적 약자라며 무작정 어린아이들을 떠받드는 사회 분위기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정치인들은 좌우를 막론하고 금방 눈에 띄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환경 이슈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누구든 아이들에게 불친절하게 대했다간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 취급을 당한다. 그는 이런 사회를 조소하며 바로 옆에 유아방이 있는 시청 화장실에서 몰래 담배를 피운다. 그런데 이 일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불러온다. 남자가 흡연하는 것을 목격한 한 소녀가 남자를 아동 성범죄자로 고발해버린 것이다. 남자가 아무리 사실을 밝히며 무죄를 주장해도, 순진함을 연기하는 어린아이를 당해낼 수가 없다. 여론은 어린아이를 최우선으로 배려하지 않고, 환경 보호를 지상 과제로 내세우는 사회의 흐름에 반감을 가진 그를 부도덕한 인간으로 낙인찍는데...

소녀와 담배
옮긴이의 글

브누아 뒤퇴르트르,한지선

밀란 쿤데라로부터 '시선학파(L’ecole du regard)'라는 격찬을 받으며 프랑스 문단에 등장한 작가. 짧고 경쾌한 문장 안에 현대성의 모순을 날카롭게 담아내며 미셸 우엘벡과 함께 현대 프랑스 문학을 이끄는 기수로 주목받고 있다.

1960년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의 항구 도시 루아브르에서 태어나, 프랑스 제4공화국에서 마지막 대통령을 지낸 증조할아버지 르네 코티가 남긴 고문서 기록들을 탐독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17살 때 루앙대학 음대에 입학하여 슈톡하우젠, 제나키스 등과 교류하면서 전위 음악을 공부했으며, 이후 『르몽드 드 라 뮤지크』, 『디아파종』 등의 음악 전문지 기자로 활동하던 중 우연찮게 써본 단편이 사무엘 베케트의 눈에 띄게 되면서 작가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1985년 첫 소설 『잃어버린 잠Sommeil perdu』, 1987년 『암소들Les Vaches』을 발표하며 명성을 알렸다. 이후, 메디치상 수상작인 『프랑스 여행Le Voyage en France』(2001)을 비롯하여 『고객서비스부Service Clientele』, 『소녀와 담배La Petite Fille et la Cigarette』(2005)를 연달아 발표하였다.

Publication Date	2009/04/14
Pages/Weight/Size	12818820mm
ISBN	9788982181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