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데스파냐에게 사심 없는 지식은 분명 가장 찬란한 기념물이다. 그리고 이 사념없는 지식이 무한이 구축되는 단계들을 사유 속에서 다시 체험하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더 열광을 고취시킨다.
그런 만큼 그는 조그만 세이렌을 중재자로 내세워 우리로 하여금 매우 즐거운 방식으로 그런 체험을 해보라고 권유한다. 왜냐하면 운디네는 이해를 갈망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고대 그리스에서 태어났다. 따라서 과학을 철학으로부터 분리시키는 그 분열이 일어나기 훨씬 전에 태어났다. 그녀는 여전히 이 두 학문의 상호 보완성을 깊이 있게 자각하고 있다. 그녀는 파르메니데스와 데모크리토스에게 질문하는가 하면,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로니토스에게도 질문을 한다. 그리고 후에 그녀는 바다와 강들을 종횡으로 누비고 다니면서 때로는 스피노자와 버클리, 때로는 갈릴레로와 뉴턴 또는 푸앵카레를 만나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의미와 정연함을 탐구한다. 시간과 공간 - 특히 이 공간이 물일 경우에는 - 을 아랑곳하지 않는 전설적 존재들 가운데 불가사의한 존재인 그녀는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을 목격하고, '아인슈타인 이후'의 견해들에도 입문한다.
운디네는 '사물의 심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하여 그녀의 말이 지닌 투명성은 이 표현이 경박하다는 것을 전혀 내포하지 않는다. 각 시대마다 그녀는 당시의 새로운 문제 속에서 오늘날 핵심으로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에 자신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그렇게 하여 그녀의 즐거운 탐구는 그녀의 여정에 고유한 굽이들을 통해서 현대의 커다란 의문들까지 우리를 이끌어 간다. 이 의문들은 물리학이 철학에 제기하는 것들인지 - 아니면 반대로 철학이 물리학에 제기하는 것들인지 우리가 판단할 수 없는 의문들이다.
Contents
첫번째 수첩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이오니아인들과 피타고라스학파
파르메니데스와 헤라클레이토스
압데라와 원자론자들
지구는 둥글다
플로티노스와 성 아우구스티누스
황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