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사상 속에 감추어져 있는 페미니즘의 파편을 표현하여
유희적 상상의 공간을 만들어보려는 새로운 시도
저자는 공자의 사상과 페미니즘이 서로 다른 두 개의 갈라진 세계를 가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드러내 보여준다. 비록 그 둘은 불안한 동맹관계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지만, 동맹을 통해 새로움을 받아들이고 능동적으로 진화하고 변형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할 수 있음을 말하고 싶어한다.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이미 지니고 있는 한계와 잘못을 비판하는 데서 그치는 것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제까지 사용된 개념과 용어들이 새로운 토양 위에서는 어떻게 다른 모습이 될 수 있는지,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그것들이 원래는 할 수 없었던 것을 이제는 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그것을 그렇게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전통 철학과 현대의 페미니즘을 엮으려는 저자의 이러한 시도는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했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논의의 장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