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상의초釋門喪儀抄』는 조선 중기의 고승 벽암 각성碧巖覺性(1575~1660) 이 당시까지 시대에 맞는 승가僧家의 상례喪禮가 정돈되어 있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고 이를 정립하기 위해 1636년(인조 14)에 편찬하고, 그 제자인 백곡 처능白谷處能(1617~1680)이 1657년(효종 8)에 징광사澄光寺에서 간행한 불교의식집이다.
상·하 양 권의 목판본인 이 책은 중국에서 널리 쓰이던 불교의식집인『선원청규禪院淸規』·『석씨요람釋氏要覽』 등에 의거하여 당시의 승가에 적합하도록 편찬한 것이다. 상권에는 승가의 오복제五服制를 밝히고 나서 장지에 이르는 행렬 절차와 기물의 배치, 제전祭奠 절차 등을 밝히고 있다. 하권에는 사리舍利를 탑에 모시고 상례를 치르는 사리입탑법舍利立塔法을 자세히 설명하였고, 조문弔問의 격식과 범위, 그에 따른 답서 등을 일일이 밝히고 있다. 그리고 각종 의식 절차에 따른 제문의 양식을 제례별로 소개하였다.
이 책은 관혼상제에 대한 유교적 의식이 일반에게 널리 보급된 조선 후기에, 불교의 상례가 유교에 못지않게 큰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