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량은 짧아도 난해하기로 소문난 『인본욕생경』은 2세기경 후한 시대에 서역에서 중국으로 온 안세고 삼장이 한역하고, 그 2백 년쯤 뒤인 동진 시대에 도안 법사가 소를 써서 후대에 전해진 불교논리학의 고전이다.『인본욕생경』을 문장 그대로 직역한다면 ‘인간은 본래 욕망으로 생긴다’는 것을 말하는 경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도안은 여기에 철학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이 경의 핵심 논지는 초기 불교교리인 십이연기에서 유래한다. 그는 십이연기 중에서 세 가지(무명無明·애愛·생사生死), 즉 ‘무명無明’을 본으로 보고, ‘애愛’를 욕으로 보고, ‘생사生死’를 생으로 보아 십이연기라는 큰 틀 속에서 사성제를 잣대로 삼아 인간의 현실을 분석하고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길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