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파 홍유 대사는 불교계에 널리 알려진 승려가 아니며, 그의 문장 역시 알려진 것이 드물다. 저자의 문집인 추파집과 편지글을 모은 추파수간이 한국불교전서에 수록되었음에도 아직까지 번역문이 없어서 일반인들의 접근이 힘들었다는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저자의 모습은, 불가뿐 아니라 유가의 학문에도 밝아서 유가와 불가의 인물들과 두루 시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유불을 대비하여 토론을 할 만한 경지에 이르렀던 학승이라는 점이다. 반면에 제자나 스승에 대한 섭섭함과 원망을 적나라하게 표출할 만큼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던 승려이기도 하다. 본 서간집과 저자의 문집에 수록된 문장들은 조선 시대 불교계와 승려들의 수행과 일상 생활을 연구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