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거는 이 책에서 다케우치 요시미가 대동아전쟁과 전후 일본의 정치 상황에서 끌어냈던 여러 쟁점들을 고찰한다. 그럼으로써 서구적 근대에도, 그에 맞선다는 폐쇄적인 내셔널리즘에도 매몰되지 않는 “동아시아의 사상은 가능한가”를 모색하고 있다.
중국은 서구의 무력에 무릎을 꿇은 후 ‘저항’의 태도로 근대를 맞이했고, 일본은 천황을 중심으로 하는 급속한 근대화를 이루고 ‘제국’의 대열에 합류했다. 또한 한국은 식민지로 전락하여 일본을 통한 근대화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렇듯 근대화의 충격은 침략의 모습으로 동아시아 바깥에서 도래했지만, 동아시아 각국에 균일한 형태의 충격이 가해졌던 것은 아니다. 따라서 동아시아에서 근대를 극복한다는 것은 단일한 해답을 가진 문제가 될 수 없다.
동아시아 차원의 서구적 ‘근대’ 극복의 모색과, 공동체적 동아시아 질서를 수립하기 위한 접근법으로서 다케우치 요시미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사상은 오늘날에도 유의미하다. 진정한 탈식민은 제국의 잘못을 평면적으로 비판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국의 위치에서는 볼 수 없는 깊이를 바라보는 것이다. 따라서 현실에 뛰어들어 역사의 깊이에 천착했던 다케우치 요시미의 사상을 통해 오늘날 ‘동아시아의 사상’을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참조점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Contents
한국어판 서문
일본어판 서문
중국어판 서문 : 사고의 습관
1부_루쉰과의 만남
1. 지나학자들과의 논쟁
2. 『루쉰』의 탄생
2부_문화-정치의 시좌
1. 근대를 둘러싸고 : 세계구조로서의 문학
2. 민족독립의 문화-정치
3부_전쟁과 역사
1. 역사적 순간에서의 ‘그릇된’ 선택
2. 주체가 역사에 진입한다는 갈망
4부_뒤얽히는 역사와 현재
1. 패전 체험의 심화 : 전쟁책임론과 문명의 재건
2. 안보운동 : 전쟁 체험의 ‘현재진행형’
3. 내재적 부정으로서의 ‘전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