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본래 하나였으나 오늘날 분리된 삶의 영역과 철학의 세계를 ‘유목미학’의 원리를 적용하여 함께 이야기한다. 들뢰즈의 유목론은 규정된 공간의 질서를 재현하는 정주민과 달리 미규정의 공간에서 스스로 다양한 형태의 영토를 창조해 가는 유목민에 빗대어, 전통적 재현의 논리에 맞서는 창조의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이를 모티브로 한 유목미학은 마치 분절된 영역을 자유로이 횡단하는 유목민처럼 추상적인 철학의 세계와 구체적인 삶의 사이를 가로지르며 이들을 연결하는 ‘감성의 다리’ 역할을 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어떤 이유로 한없이 멀어진 철학과 삶을 이어 주는 접속의 장이 되고자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온갖 감성의 영역이 세상을 홍수처럼 뒤덮어 충만하다 못해 차고 넘치는 이 감성의 시대에, 우리 삶 속에 숨어 있는 철학적인 개념들을 삶의 표면으로 끌어올리는 창조적 사유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Contents
프롤로그: 신화와 예술을 넘어서 · 5
1부 차이를 만든 접속: 신들의 변신
1부를 열며: 그리스 신들이 동쪽으로 간 까닭은? · 21
1장 동방으로 간 그리스 신들 · 27
땅과 씨앗의 접속: 동방에 심긴 그리스 문화의 씨앗 · 27
동방 헬레니즘의 변천과 신들의 변신 · 34
2장 동방 헬레니즘 1기: 접속의 시작 · 39
아이하눔의 그리스 신들 · 39
미트라와 하나가 된 제우스 · 44
승리의 여신 니케의 굴욕 · 50
박트리아 왕국의 그리스 신들 · 54
3장 동방 헬레니즘 2기: 신들의 컨소시엄 · 59
파르티아 문화의 특징 · 59
선신과 악신 · 65
파르티아의 제우스와 아폴론 · 68
동서 영웅신의 만남 · 70
비껴간 인연 · 72
여신들의 다중연합 · 78
4장 동방 헬레니즘 3기: 헬레니즘과 불교의 만남 · 87
간다라 vs 마투라 · 89
불교에 흡수된 인도의 전통 신들 · 93
불교에 흡수된 그리스 신들 · 113
6장 동아시아와의 접속 · 173
불교의 동아시아 유입 · 174
불교문화의 역류 · 178
복합 문화의 결정체: 둔황 막고굴 · 179
헤라클레스의 흔적, 동아시아 사천왕 · 189
1부를 맺으며: 잡초예찬 · 197
2부 들뢰즈 철학으로 만나는 신들의 변신
1장 신들의 정체성 · 203
신화의 시작에 신들은 없었다: 무한변이, 카오스 · 203
하나이면서 여럿인: 다양체 · 206
모든 얼굴이 잠재되어 있는 단 하나의 면: 내재면 · 217
내재면의 또 다른 이름: 신체와 탈기관체 · 222
감춰진 무수한 얼굴들: 잠재성 · 226
숨은 얼굴 찾기: 현실화 · 231
현실성과 잠재성의 무한 순환: 영토화와 탈영토화 · 235
2장 제3의 신화: 신들의 재탄생 · 241
두 개의 접속: 나무와 리좀 · 241
동방 헬레니즘의 그리스 신들: 양적 다양체와 질적 다양체 · 245
파르티아의 그리스 신들: 리좀형의 접속 · 251
불교라는 중심뿌리: 수목형의 접속 · 255
뫼비우스의 띠: 뿌리의 마디와 리좀의 발아 · 260
타림분지 ①: 세상에서 가장 매끈한 공간 · 268
타림분지 ②: 리좀과 패치워크의 공간 · 275
고정불변하는 정체성으로부터의 해방: 되기, 그리고 증식 · 280
2부를 맺으며: 문화는 생명이다 · 288
에필로그: 세상의 모든 접속 · 291
참고문헌 · 295
Author
김숙경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에서 수학했다. 동서양 철학·과학·예술 장르를 두루 공부하고, 동서비교철학 논문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희사이버대학 교양학부에서 특임교수로 재직했으며, 유목미학 연구소를 운영하며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오랜 학문적 유목 끝에 문득 뒤를 돌아보니 미로처럼 얽히고설킨 학문 역정이 그 자체로 길이 되어 있었다. 그 길에 ‘유목미학’이라 이름 붙이고 여전히 그 길 위를 유목하고 있다. 끝없는 유목의 여정은 삶이 다하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에서 수학했다. 동서양 철학·과학·예술 장르를 두루 공부하고, 동서비교철학 논문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희사이버대학 교양학부에서 특임교수로 재직했으며, 유목미학 연구소를 운영하며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오랜 학문적 유목 끝에 문득 뒤를 돌아보니 미로처럼 얽히고설킨 학문 역정이 그 자체로 길이 되어 있었다. 그 길에 ‘유목미학’이라 이름 붙이고 여전히 그 길 위를 유목하고 있다. 끝없는 유목의 여정은 삶이 다하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