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연구자이자 소설가이기도 한 저자가 분석철학적 기법을 활용해 허구세계(fiction)의 존재를 증명해 나가는 독특한 주제의 책으로, 기존의 분석철학 책이나 미학 책과는 색다른 포지션을 점한다. 저자는 책의 전반부에 ‘외연주의와 현상주의’, ‘역사주의적 비평과 탈역사주의 비평’ 등 기존의 미학사에서 대립되어 왔던 흐름을 병치하여 각각의 특징과 한계를 정리함으로써, ‘픽션에 대한 분석철학적 접근’이라는 전무한 시도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버트런드 러셀, 존 설, 데이비드 루이스 등 쟁쟁한 분석철학자들의 허구 이론 역시 비판적으로 접근하며 저자만의 독특한 입장을 논증해 나간다. 그의 논증은 허구세계가 현실세계와 마찬가지로 모순적이지 않은, 단일한 세계의 형태로 우리 곁에 실재하며, 이러한 허구인식은 현실인식과 연동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이 책은 “분석철학은 딱딱하고 지루하다”라는 선입견을 무색하게 한다. 저자의 친절한 안내는 그동안 깊이 생각해 보지 못한 허구세계의 특징에 대해 사유할 수 있게 함은 물론이고, 분석철학 특유의 ‘논리적 쾌감’(logical high)을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Contents
머리말
표기법 일람
1장 허구작품(text)이란 무엇인가
1. 작품의 변모와 동일성 | 2. 외연과 현상 |
3. 발견과 규정 | 4. 작품의 가능태
2장 허구세계란 무엇인가 : 불완전성
1. 잉여정보와 불확정성 | 2. 불확정성에 대한 세 가지 접근 |
3. 배중률과 이치성 | 4. 발견, 선정, 창조 | 5. 데이비드 루이스의 집합설 |
6. 외삽원리와 모호성 | 7. 개체의 추적
3장 허구세계란 무엇인가 : 모순
1. 모순에 의거하는 이야기 | 2. 두 종류의 모순 | 3. 합병의 방법 |
4. 해석의 존재론 | 5. 논리적 비폐쇄와 최소이탈 | 6. 논리적 은유 |
7. 2055년에 무엇이 일어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