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영·정조 시대 소론계 서인의 영수로서 정치계와 학술계를 이끌었던 당대의 명사였던 서명응. 주자학의 나라 조선의 사상계를 주도해 간 인물이었던 만큼 그의 사상에서 주자학(성리학)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였다. 그런 서명응에게서 주자학의 이단이라 할 수 있는 「노자」와 「참동계」에 대한 해석서가 나오게 되었으니, 『참동고』가 바로 그 중 하나이다.
이 가운데 「참동계」에 대한 해석은 여타의 성리학자들에 의해서도 줄곧 시도되어 왔다는 점에서 곧바로 이단이라고 지적하기는 어렵지만, 그것을 도교의 내단이론으로 한정지어 이해해 버릴 경우에는 주자학적 엄숙주의와 충돌을 빚지 않을 수 없다. 서명응은 열린 지성의 소유자였다. 이 때문에 그는 사상계를 주도하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당시의 일반적인 경향인 주자학의 순정주의나 엄숙주의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다. 실제로 그는 이용후생을 주장함으로써 북학파의 비조가 되어 박지원, 박제가, 홍대용 등에게 영향을 주었는데, 이것은 보수적인 주자학자로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성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