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고치고, 풀 뽑고, 방 정리하고, 고양이 밥 주고……
산사(山寺)의 조용한 일상에서 드러나는
담소(淡素)하고 진실한 삶의 지혜!
집착하지 않는 무소유의 삶을 추구하는 스님들의 세간은 늘 간소하고 깔끔하다. 그리고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는 생활 철학을 실천하느라 스님들은 몸을 바지런히 움직여 푸성귀쯤은 직접 길러 먹는다. 도심의 큰 절이라면 사정이 조금 다르겠지만, 산 속의 작은 절에 사는 스님이라면 다들 자급자족의 노하우 한두 개 정도는 갖고 있는 1인 생활의 달인들이다.
살기 좋은 양평의 산기슭에 자리한 넉넉한 절 서종사. 그곳에서 17년째 밥 짓고, 풀 뽑고, 길 고치고, 방 훔치는 담소(淡素)한 일상을 살아가는 범일 스님이 있다. 스님은 오래전부터 홈페이지 ‘조아질라고(http://joajilrago.org)’에 글과 사진을 올려왔다. 함께 일하고 공부하며 살아가는 벗들과의 정다운 교류, 개와 고양이, 꽃과 나무를 기르는 가지런한 마음, 몸을 움직여 절을 가꾸는 삶이 주는 만족감 등이 담소하게 표현된 스님의 글은 많은 이들에게 진실한 삶의 지혜를 전해주고 있다.
Contents
여는글 _ 생각대로
1. 여름 _ 나무가 자라듯이
참외 두 개
어디서 왔을까
묻지 않으면 말하지 말라 1
부겐베리아
락스 요법
컴퓨터도 업그레이드하는데
한련화
지금 해야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와 먹때왈과 무당벌레 유충과 사마귀
비용 부담
생각이라는 씨
공작선인장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부끄러움
디카 단상
따로 또 같이
조건이 맞지 않아서
어느 여름날 콩국수
새벽 산행
관찰의 힘
빨강 풍경
올챙이 축원
풀을 뽑으며
전생이 있나요?
2. 가을 _ 지금 해야 합니다
무위순류(無爲順流)
지금
모감주나무
귀는 두 개 입은 하나
옥잠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주인공
밤을 주우며
하루
층층나무
삭발을 자주 하는 이유
나를 모른다
구절초 계절
뒤집어 보기
떨어지는 꽃잎은 길을 정해두지 않습니다
오묘한 조화
국화 단상
오미자 따는 날
가을 달밤
무주상 보시
소리 없이 속절없이
3. 겨울 _ 다르게 보기
원각도량은 어디인가
인생은 장기전
묻지 않으면 말하지 말라 2
작은 것이 모여
종이테이프
조아질라고
방귀
삐따빠또
참 흔했던 새
밤사이 눈 세상
아까워도 버려라
거미 수행자
오래전 하와이에서
다이어트
길 옆에 길
거꾸로 달력
나태와 타협하지 않는다
겨울 다음에 봄
4. 봄 _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꽃잔디 계단
힘의 비밀
더는 미룰 수가 없습니다
봄밤이 좋아서
새싹이 자라듯이
동네 산책
연못에서 본 것
아, 그 꽃
잠깐 나가더라도
엄나무의 수난
책상 위에 두고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우체통 세입자
여의주
다락 속 보물들
조심조심
지나가고 있습니다
뒤로 갈 수 없는 삶
양평 여행
5. 통과통과 _ 보내고 비우기
통과통과
전봇대 법문
그림을 그리는 마술사
흉주머니
안심하세요
적자생존
그때 가서 볼게요
버렸습니다
나비
만덕이 떠나던 날
보아서 병이 생겼습니다
면도기
어머니와의 이별
절 소식
법통이의 외출
새로 온 만덕이
사진기를 못 놓는 이유
기대가 크면
칭찬의 힘
마음으로 드렸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