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성 쌍둥이인 파울과 페터를 본 사람들은 둘이 붕어빵처럼 꼭 닮았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에게 둘을 구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파울과 페터의 엄마는 첫눈에 봐도 누가 누군지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엄마에게 전혀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요. 이따금 파울과 페터가 누가누구인지 헷갈리도록 일부러 서로인 척 장난을 치곤 하니까요. 그럴 때면 엄마도 "한꺼번에 둘은 너무 많아!"라며 한숨을 쉽니다.
그렇다면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 곰, 셋이 적당하다는 아빠 사자, 넷은 아무 문제 없다는 엄마 두더지, 다섯 아이를 기르는 올빼미와 여섯 아이를 둔 고양이, 아이가 일곱인 고슴도치, 아이 여덟을 키우는 쥐, 아이 아홉을 둔 멧돼지와 열 아이를 키우는 토끼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오십보다 적게는 알을 낳지도 않는 나무좀과 백 이상의 아이를 키우는 개구리는 또 뭐라고 말할까요? 정말 둘은 많은 걸까요?
이러한 엄마아빠들의 의견들은 아무리 겉모습이 비슷해 보이더라도 아이들 하나하나는 생명을 지닌 독립적인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또, 차례차례 다르게 등장하는 동물들의 그림을 통해 하나씩 보태지는 수를 자연스레 익히게 합니다. 책장을 넘기면서 저절로 숫자를 세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