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담긴 전쟁에 대한 정신분석적 모색들은 지금 전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들은 역설적으로 전쟁을 없애기 위해서 평화를 명목삼아 치러지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단순한 전쟁 대 평화주의의 이분법 너머로 우리를 이끈다. 편자들은 '완전한 평화'라는 진공의, 무생명의 상태란 본질적 부정성, 우리안의 적대성의 틈새를 제거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정의한다.
책은 전쟁 혹은 전쟁이데올로기에 맞서 완전한 평화, 비폭력과 평화주의의 길로 가는 대신 '우리 모두'라고 불리는 집단의 개념 속에 도사리고 있는 불안정성을 가시화하는 전략을 택한다. 이들의 분석은 정치와 전쟁 사이의 변증법적 긴장이라는 전쟁의 '불'가능성을 위한 조건이 무너진 9.11 이후의 미국이 이끄는 세계질서에 관한 판단에서 비롯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