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쿠친스키는 맑스주의 과학자이다. 맑스주의 과학을 우리는 일반적으로 역사적 유물론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역사적 유물론이란 일단 무엇보다 방법적인 입장을 가리킨다. 과학의 개별 영역을 연구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역사적 유물론의 방법을 관철시키고자 하는 입장이다. 당연히 위르겐 쿠친스키의 과학세계도 역사적 유물론에 기초한다. 역사적 유물론이 맑스, 엥겔스 등을 통해서 역사적으로 형성되고 “역사과학”으로 발전되어 왔다면, 역사적 유물론의 진일보한 발전은 언제나 변하고 있는 역사의 현실 혹은 실재에 대한 객관적 사실연구와 기존 이론에 대한 투쟁을 통해서만 보장될 것이다. 쿠친스키는 경제사학자, 역사학자, 사회학자, 철학자, 문학자로서 언제나 역사의 현실과 대결했고, 그의 이론과 방법 그리고 과학세계는 그러한 사실연구를 통해 구체화되었다.
쿠친스키의 과학세계는 무엇보다 그가 직접 살았던 동독과 관련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지만 동시에 거기에 한정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사회건설 과정에서 “현실사회주의”의 문제가 직접적으로 노정되면서 많은 양심적 지식인들에 의한 논쟁도 벌어졌다. 쿠친스키는 사회주의 동독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의 현실적 역할은 스스로가 평가하듯이 “노선에 충실한 반대자”였다. 그의 많은 연구와 논쟁은 동독의 많은 논쟁점을 포괄하지만, 그의 과학적 지평은 동독의 경계를 넘어서 있었고 일찍부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1949년에 동독이 수립되었고, 이미 1953년에 DZPh(독일철학잡지)와 ZfG(독일역사잡지)의 창간호가 출간되었다. 여기서 쿠친스키는 많은 글을 통해 독단적 주장들을 비판하였고, 열띤 토론과 논쟁을 제기하는 동시에 그 한가운데 있었다. 쿠친스키는 그 당시부터 줄기차게 과학적으로 중요한, 역사적 유물론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의 문제제기는 불붙은 토론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의 토론 속에는 쿠친스키가 이전에도 그랬지만 이후에 계속 진행하는 과학적 작업의 많은 중요한 요소들이 이미 포함되어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 역사적 유물론의 방법을 구현하고자 엄청난 연구와 저술을 했다. "노동자상태의 역사", "사회과학의 역사에 대한 연구", "독일 인민의 일상사" 등 그의 모든 저술이 다 그렇다. 이론 논쟁 자체보다도 그의 다양한 책들을 보는 것이 훨씬 유용하고 즐겁다. 바로 이론과 실천의 통일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연구 속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쿠친스키가 40권의 "노동자상태의 역사"를 끝냈을 때 이미 70이 다 된 나이였으며, 그리고 70대에는 10권의 "사회과학의 역사에 대한 연구"를 펴내고, 80이 되어서는 6권의 "독일민중의 일상사"를 펴낸다. 논쟁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연구의 모범을 보여준 것이다.
Contents
옮긴이 서문 / 위르겐 쿠친스키와 학문세계 7
1. 쿠친스키의 생애와 학문생활 7
2. 쿠친스키의 저술세계 18
3. 노동자상태의 역사 23
4. 독일 인민의 일상사 40
5. 이 책에 대한 소개 58
서 문 69
노지식인 71
작업방식과 사회적 태도 76
1. 당파성, 비당파성, 진리를 향한 추구 76
2. 위험각오 85
3. 노년의 작업근면성에 관하여 88
4. 노년에는 특별한 종류의 작업을 선호하는가? 91
5. 노년의 창조성 98
인간관계 103
과학자와 자신의 저작 116
제 1 장
과학적 방법, 과학체계와 세계관 125
제 2 장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역사적 유물론에 관한 “노년의 편지” 141
이론의 서술 142
실 천 157
몇 가지 또 다른 시사점 169
제 3 장
의식과 존재 179
제 4 장
사회발전의 단계 ― 구조와 발전 197
제 5 장
모순 논쟁 215
제 6 장
역사적 낙관주의의 기초에 관하여 237
제 7 장
학문의 전문용어 261
부록 1
위르겐 쿠친스키에게 보낸 존 에어펜벡의 편지 275
부록 2
존 에어펜벡에게 보낸 위르겐 쿠친스키의 답장 287
△ 찾아보기 291
Author
위르겐 쿠친스키,김정로
베를린 대학 박사. 미국에서 노동자문제와 노동통계를 연구했으며(1926-1929), 베를린에 돌아와 학문 및 정당(KPD) 활동, 반나찌 지하운동을 했다. 영국 망명(1936~1945) 후 영국에서 5권의 『노동자상태의 역사』를 출간했다. 베를린 훔볼트대학 경제사 교수였으며 「경제사 연보」 창간 및 주간으로 오래 활동했다. 경제사학, 통계학, 역사학, 철학, 사회학, 문학, 과학론 등 다양한 분야의 학제간 연구를 진행했으며 150권의 저작과 4천편이 넘는 저술을 발표했다. 노벨경제학상 후보로 여러 번 추천되었다. 대표저작은 40권의 『자본주의 하 노동자상태의 역사』, 10권의 『사회과학의 역사에 대한 연구』, 6권의 『독일인민의 일상사』이다. 8대에 걸쳐 좌파학자 가계를 형성했으며 6대에 걸쳐 20만권의 장서를 보유했다.
베를린 대학 박사. 미국에서 노동자문제와 노동통계를 연구했으며(1926-1929), 베를린에 돌아와 학문 및 정당(KPD) 활동, 반나찌 지하운동을 했다. 영국 망명(1936~1945) 후 영국에서 5권의 『노동자상태의 역사』를 출간했다. 베를린 훔볼트대학 경제사 교수였으며 「경제사 연보」 창간 및 주간으로 오래 활동했다. 경제사학, 통계학, 역사학, 철학, 사회학, 문학, 과학론 등 다양한 분야의 학제간 연구를 진행했으며 150권의 저작과 4천편이 넘는 저술을 발표했다. 노벨경제학상 후보로 여러 번 추천되었다. 대표저작은 40권의 『자본주의 하 노동자상태의 역사』, 10권의 『사회과학의 역사에 대한 연구』, 6권의 『독일인민의 일상사』이다. 8대에 걸쳐 좌파학자 가계를 형성했으며 6대에 걸쳐 20만권의 장서를 보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