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은 왜 『사기』를 썼을까? 그는 『사기』의 서문인 ?태사공자서?에 『사기』를 쓴 이유를 밝혔다. 사마천은 이릉 사건으로 치욕적인 궁형을 당한 후에 불운함을 원망하며 실의에 빠졌다. 그러다가 공자, 굴원, 좌구명 등이 고난을 당한 후에 위대한 저작을 남겼음을 상기했다. 그리고 그들이 모두 “과거의 일을 기록함으로써 미래의 일을 예견했다”고 생각하고, 자신도 『사기』를 쓰기로 결심한다. “미래의 일을 예견했다”는 말은, 자신이 『사기』에서 밝힌 ‘역사 변화의 법칙성’이 미래 사회에 활용되기를 바란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사마천이 원했던 것은, 『사기』가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로 거듭나서 활용되는 것이다.
『사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변형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기』의 시대와 지금 한국의 현실은 분명히 다르기에 오늘날의 입맛에 딱 맞지 않는다. 『사기』를 그대로 번역하면 이해하기도 힘들고 읽기도 지루하다. 거기다가 인명, 지명, 관직명 등이 계속해서 나오면 더 읽기기 어려워진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풀어서 설명하고, 지루한 것은 생략하며, 현실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재구성함으로써 필자는 『사기』를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했다.
『사기』를 변형하여 현대인의 입맛에 맞췄다면, 거기에 다시 오늘날의 감정과 판단을 가미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댓글의 형식을 사용했다. 댓글은 과거의 지식을 현실에 맞게 소화하고 평가하며 재해석하는 행위다. 그러니 댓글을 보면 그 시대의 코드와 사회적 분위기를 알 수 있다. 고대 문인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시대에 맞게 고전을 재해석했는데, 현대인들은 고전을 읽기만 하고 댓글을 달지 않는다. 그래서 필자는 『사기』에 댓글을 달기로 했다. 댓글의 핵심은 옳고 그름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며, 오늘날의 ‘시시비비를 가리다’는 의미와 유사하기 때문에 책의 제목을 ‘『사기』에 시비 걸기’로 했다.
Contents
서문
사마천과 《사기》
《사기》가 포괄하는 시대 배경
〈열전〉의 시기별 역사 인물
01 싸움의 기술 _손자오기열전孫子吳起列傳
02 복수가 남긴 것 _오자서열전伍子胥列傳
03 다이어트의 후유증 _상군열전商君列傳
04 국제 로비스트의 판매 전략 _장의열전張儀列傳
05 인재 양성인가? 인재 이용인가? _맹상군열전孟嘗君列傳, 위공자열전魏公子列傳, 평원군우경열전平原君虞卿列傳
06 너희들이 희생의 맛을 알아? _염파인상여열전廉頗藺相如列傳
07 간판과 메뉴가 다른 식당 _노중연추양열전魯仲連鄒陽列傳
08 때를 기다리는 이들에게 _굴원가생열전屈原賈生列傳
09 어느 기업가의 막장 드라마 _여불위열전呂不韋列傳
10 나를 인정해 준다면 _자객열전刺客列傳
11 탐욕의 결말 _이사열전李斯列傳
12 분위기 파악의 중요성 _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
13 꼰대인가 아닌가? _유경숙손통열전劉敬叔孫通列傳
14 공사 구분을 못했던 관리들 _원앙조조열전袁?晁錯列傳
15 언제나 돌직구, 닥치고 침묵 _장석지풍당열전張釋之馮唐列傳, 만석장숙열전萬石張叔列傳
16 반란의 법칙 _오왕비열전吳王列傳
17 여론조작 _회남형산열전淮南衡山列傳
18 이상적인 공무원 _순리열전循吏列傳
19 법으로 때려잡는 사회 _혹리열전酷吏列傳
20 존경받는 조폭들 _유협열전游俠列傳
21 힘을 빼주는 사람들 _골계열전滑稽列傳
22 돈이란 무엇인가 _화식열전貨殖列傳
Author
고광민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국립대만사범대학에서 〈북송시기 한유 수용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국 고전古典 산문을 연구하고 있으며, 낡은 고전을 새로운 형식에 담아 전달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역서로는 《자를 테면 자르시오 - 한유산문선》, 《그림으로 풀어 쓴 역경易經》이 있으며, 저서로는 《한유 산문 형식미 연구》가 있다.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국립대만사범대학에서 〈북송시기 한유 수용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국 고전古典 산문을 연구하고 있으며, 낡은 고전을 새로운 형식에 담아 전달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역서로는 《자를 테면 자르시오 - 한유산문선》, 《그림으로 풀어 쓴 역경易經》이 있으며, 저서로는 《한유 산문 형식미 연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