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는 것은 횔덜린의 말처럼 인간의 영위 중 가장 무죄한 일입니다. 그것은 세속의 이해타산을 넘어선 그 자체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시는 학문이나 도덕 또는 정치나 경제가 아닙니다. 시는 시일 뿐이어서 설득하거나 주장하지 않습니다. 속마음을 감추고 스칠 듯 말 듯 향기를 내지만 소리 내어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시집의 표제시 [꽃은 말하지 않는다]에서 꽃을 시로 바꾸어 읽어봅니다.
“詩는 말하지 않는다/엷은 미소나 활짝 웃음으로/ 속마음을 감추고/ 스칠 듯 말 듯/ 향기를 펼치지만, 詩는/ 소리내어 말하지 않는다./ 다만 봄이 오는 길목에서/ 날아온 한 마리 나비/ 詩의 눈썹 위에 아찔하게/ 햇살 한 가닥 내려놓고 사라질 때/ 바람에 잠깐 자신을 맡겨/ 몸을 흔들 뿐, 詩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 시인의 말 중에서
Author
이진홍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사대부고를 거쳐 서강대 독문과, 경북대 대학원 철학과 및 국문과를 졸업하고, 영남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수성대학 교수, 대구시인협회장을 역임하였다.
매일신문(1970), 중앙일보(1972)의 신춘문예(시)를 거쳐 [현대문학](1978)에서 다시 추천(시)을 받고, [세계의 문학](1980)에 평론을 발표하면서 평론 활동도 병행하였다. 여러 권의 시집과 평론집을 출간했으며, 대구문학상과 금복문화상 등을 수상하였다.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사대부고를 거쳐 서강대 독문과, 경북대 대학원 철학과 및 국문과를 졸업하고, 영남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수성대학 교수, 대구시인협회장을 역임하였다.
매일신문(1970), 중앙일보(1972)의 신춘문예(시)를 거쳐 [현대문학](1978)에서 다시 추천(시)을 받고, [세계의 문학](1980)에 평론을 발표하면서 평론 활동도 병행하였다. 여러 권의 시집과 평론집을 출간했으며, 대구문학상과 금복문화상 등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