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조선조 ''五倫'' 담론의 역사적 변이 양상을 계보학적으로 탐색하고, 이를 ''오륜시가''의 시기별 출현 양태와 비교·검토해 봄으로써 문학이 문학을 둘러싼 ''문학장(場)''의 변동과 얼마나 긴밀하게 연동되어 있는가를 실증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둔다. 아울러 시원의 공간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重量과 硬度에 있어 비교적 변함없이 유지되어 온 것처럼 보이는 ''오륜'' 개념 또한 그것을 그렇게 인식하게끔 만든 특정한 역사적 조건 하에서 일정하게 구성되어 온 것임을 입증하고자 한다. 요컨대 ''오륜'' 혹은 ''오륜的'' 개념어들, ''三綱'', ''五常'', ''五品'', ''五敎'' 등에 덧씌워진 선험적이고도 초월적인 이미지를 소거하여 그것 역시 다단한 시간적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해 온 역사적 구성물임을 추단하고, 이러한 오륜 담론의 구성 과정이 오륜시가의 형성·변이·굴절에 미친 적지 않은 영향의 흔적들을 확인하는 데에 주안점이 놓여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