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리학 수용기 불교 비판과 정치ㆍ사상적 변용』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조선이 유교 사회가 되었으며, 한국 사회에 나타나는 유교적 특징을 밝히고자 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의 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 초기 성리학자 가운데 드물게도 굵직한 저술을 남긴 권근과 정도전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이 불교와 관련하여 남긴 시문이 적지 않음을 알고 그에 대해 연구한 결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정도전과 권근은 불교에 대해 일관성 있는 해석을 시도하지 못했는데, 이는 여말선초 당시가 불교사회에서 유교사회로 급속히 변화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1장에서는 유교화를 선도해 갔던 정도전과 권근이 불교계와 접촉하면서 겪은 변화 과정을 밝혔고, 2장에서는 정치적 성향을 강하게 띄였던 정도전이 척불운동을 일으키고 「불씨잡변」을 저술한 배경을 살펴보고, 3장에서는 학자적 성향의 권근이 이해한 불교와 그의 학문적 특성이 무관하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