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자신이 무엇인가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조차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아니 그런 발상조차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필요한 것은 ‘어디서 살까’를 먼저 생각한다. 옛날에는 필요가 생기면 ‘어떻게 만들까’란 질문을 떠올리는 게 당연했다.”
돈 있어야 귀농한다고? 천만에!
최근 어느 기관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까 말이죠, 귀농/귀촌을 위한 준비자금으로 대개 1억에서 2억 원가량을 염두에 둔다고 합니다. ‘억’을 모아야 시골 가서 살 수 있다는, ‘억’ 소리 나는 형국인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숨 막히는 도시의 일상을 벗어나고자 하는 우리네 지친 마음이 더 지치기도 합니다. 게다가 용기를 내 시골살이를 시작한 분들의 경제적 고충담이 슬금슬금 귀에 꽂히기도 하니, 그나마 불끈하던 맘도 쉽사리 열기를 잃어버리곤 합니다. 오늘 이 땅에는 이 현실적이며 심정적인 바리케이드 앞에 서서 주저하고 망연한 분들이 많을 테지요.
또한 막상 시골에 정착해보니, 키보드와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우리의 손이 너끈히 해낼 수 있는 일들이 많지 않습니다. 집이나 텃밭에 필요한 물건은 일단 구입합니다. 여기저기 고치고 다듬어야 할 일들이 생기면 매번 끙끙대다가 ‘사람’을 부릅니다. 그러니 계속해서 돈이 들어갑니다. 어렵사리 자금을 마련해 시골에 가서도 이처럼 돈이 필요하다면 귀농의 꿈은 바삭 깨지고 말겠지요. 하지만 이대로 망설이며 좌절 모드에서 허우적대기만 한다면 맘이 너무 짠하지 않나요?
Contents
들어가는 말 ― 시골, 돈보다 기술
제1부 | 시골 생활과 기술
1. 시골, 유유자적 기술
2. 만드는 인간의 귀환
3. 적정기술이란 무엇인가?
4. 농촌 생활기술 공방
제2부 | 어깨너머 동네 건축가
1. 자갈도랑 기초
2. 흙집 벽체 수리
3. 마른돌담 쌓기
4. 자연 냉방과 환기
5. 자연 채광과 솔라 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