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사상을 ‘유가생태철학’이라는 하나의 사상체계로 새롭게 재구성하는 일은 환경?생태 담론의 다양화는 물론 서구의 환경?생태 담론이 직면한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제3의 대안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 책은 현재 직면한 전 지구적인 생태계 위기를 해결하는 일이 인류가 해결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대적 과제라는 인식 아래 집필되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생태계 위기와 관련하여 인간 중심적 환경윤리, 동물중심주의, 생명중심주의, 심층생태주의, 사회생태주의, 생태여성주의 등 수많은 이론이 출현하고 여러 가지 대안이 제시되었지만 모두 그 나름의 한계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2,500년의 역사를 가진 유학사상 전체를 환경철학의 관점에서 조망하고 유학사상에 내재된 다양한 유기체론적이고 생태론적인 함의와 요소를 발굴하여 체계적으로 정리?분석하고 서구 환경철학과의 비교를 통해 이들과 차별화된 유학사상의 특성들을 파악하여 현실에 맞는 ‘유가생태철학’으로 재정립하는 작업은 전 지구적 생태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환경?생태 담론 형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물론 다양한 모습과 성격을 지닌 유학사상을 ‘유가생태철학’이라는 하나의 사상체계로 엮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하나로 묶어내는 과정에서 자칫 유학사상이 내재하고 있는 풍부함과 다양성을 획일화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유학사상은 이제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옷을 입어야 할 때가 되었다. 선조들이 아닌 ‘지금 이 순간 여기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해법으로서 유학사상’을 새롭게 정립하여 전 지구적 생태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