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신은 죽지 않는다.(谷神不死)” 여기에서 ‘곡신’이란 “비움의 본체, 비움 정신, 비워진 현상의 도” 등의 뜻이다. 그러나 역시 이 또한 어떻게 설명할 길은 없다. 그저 그러려니 하고 감을 잡을 뿐이다.
노자의 논리대로라면 ≪노자≫를 말로 풀어쓰면 이미 ≪노자≫가 아니다. 이를 해석하려 들면 이것이 문장에 있어서 수식어인지 한정어인지도 구분이 되지 않았고, 이것이 앞의 말을 이어받는 순접인지 아니면 앞의 말을 뒤집는 역접인지조차도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다.
그래서 결론은 ‘모두가 비문이며 문법도 없는 문장이구나’ 하는 느낌이 전부였다. 비문이니 역시 비문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참으로 무책임한 말 같지만 아무리 자세하게 군더더기 말을 붙여 보아야 결국 감을 잡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이며 온갖 주석서를 보아도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오고 마는 묘한 환원의 고리이며, 세상에 짝을 찾을 수 없는 희한한 문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