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 굴에 들어간 브루노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지렁이가 징그럽다고요? 이 그림책을 읽고 나면, 어느 날 보도블록 사이에서 꿈틀거리는 지렁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집어올리는 아이를 보고, 꺄오~ 소리를 지를 지도 모를 일! 굳이 구분하자면 '지렁이 생태 그림책' 정도가 되겠지만, 그렇게 말하기엔 너무나 귀여운 주인공들이 마음을 확 사로잡는 그림책이랍니다.

어느 날 아침, 채소밭에 앉아서 땅바닥을 살펴보던 곰인형 브르노. 동글동글 덩어리져 있는 흙덩이를 발견하고는 살짝 건드려 보았답니다. 그랬더니 흙덩이 밑으로 조그마한 구멍이 보이는 것이 아니겠어요! 호기심이 발동한 브루노는 구멍 속으로 쑥, 내려가 보았지요. 어느새 브루노의 몸은 손바닥만큼 작아졌어요. 그곳에서 만난 지렁이 롱브릭은 브루노에게 자신의 땅 속 집과 여러 친구들을 소개해 준답니다. 뾰족한 턱을 가진 지네에게 공격을 당해 실밥이 터지기도 했지만, 롱브릭이 침을 발라줘서 상처도 곧 아물었어요. 이렇게 여러가지 위험을 함께 하는 사이 브루노와 롱브릭은 누구보다도 다정한 친구 사이가 되지요.

책의 맨 앞과 맨 뒷장에는 지렁이가 사는 채소밭, 즉 브루노의 땅 속 여정이 한눈에 보이는 그림지도가 팁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지렁이의 겨울나기, 암수의 짝짓기, 눈과 귀를 대신하는 감지 능력, 지렁이의 천적과 굴파는 법 등 지렁이의 생태가 함께 설명이 되어 있어 정보그림책으로도 손색이 없답니다. 브루노의 땅속 여행, 여기서 끝날까요? 지렁이 뿐 아니라 다양한 생물들의 세계에 대해서도 더 많은 책이 나왔으면 정말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