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는 이렇게 묻는다(산문시집-파리의 우울, 「이방인」). “수수께끼 같은 친구여, 불가사의한 이방인이여! 말해보시오, 당신은 누구를 가장 사랑하는지? 당신은 도대체 무엇을 사랑하는 거요? …나는 구름을 사랑하오. 저기…저기…저쪽으로 지나가는 구름을, …저 찬란한 구름을!” 지금 인류는 무엇인가로 홀려 휩쓸려가고 있다. 어디로 가고자 하는 것일까? 자기도 모른다. 방향도 목적도 모른 채, 무작정 떠내려갈 뿐이다. 인류는 지금 삶을 사랑하는 것인가, 죽음을 사랑하는 것인가? 이조차도 묻지 않는다. 일체의 물음을 잊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의혹과 의심과 물음을 던지는 한, 살아 있다. 그러나 물음을 내던져버리는 한, 이미 살아서 죽어 있다. 물을 때, 인간은 끊임없이 탐색하고 성찰하고 모색하고 추구하며 도전하고 모험하고 창조한다. 그러나 물음을 잃어버릴 때, 그 모든 것은 그친다. 물음을 포기한 차갑고 싸늘한 정적이 인간에게 가져오는 것은 제 살을 뜯어 먹는 행위밖엔 없다. 지금 인류는 기후 위기를 넘어서 기후 재앙 속으로 진입했다. 이 사태는 인류에게 물음을 촉구한다. 이것은 ‘생각하는 거대한 생명체인 지구’가 인류에게 문명을 근본적으로 재고하고 방향을 바꾸라고 촉구하는 독촉장, 어쩌면 최후의 독촉장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인류가 그간 지속해온 문명의 모든 것을 되돌아보고 의심하고 재평가하고 재설정해야 하는 결정적 시점이다. 그리하여 선택해야 할 방향은 ‘생태계 친화적 문화’밖엔 없다.
생태계 친화적 문화는 신을 향한 심오한 신앙과 앎, 진리의 깨우침, 그리고 진실한 사랑의 영성에서 가능하다. 여기에서 영혼과 마음과 지성과 의지의 지혜로운 통합, 자연 친화적인 단순한 생활 방식, 타자와 맺는 깊고 친밀하고 조화로운 윤리적 소통 관계가 이루어지고, 내적 기쁨과 행복, 자유와 평화를 누리는 존재 방식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20세기 초 1차 대전으로 초토화된 유럽을 바라본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현대 문명을 생각하고 이런 기도를 했다. “주여, 모든 인간의 마음에 높은 이상(理想)을 주소서. 주여, 모든 인간의 손에 동정(同情)이 있게 하소서. 주여, 모든 인간이 있는 곳에 참과 선과 평화가 있게 하소서. 주여, 인간이 사는 모든 곳에 아름다운 천국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이러한 이상이야말로 심오하고 숭고한 정신과 사고체계에 근거한 혁신적 존재 방식을 통해 이룩되는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 세계, 그래서 신성하고 참된 세계를 실현하기 위한 원동력이라 하겠다. ‘지성인을 위한 성서 인문학’(설교·강론)인 이 책은 행복하고 의미 깊고 평화로운 세상을 실현하는 길은 신을 향한 진정한 신뢰와 사랑, 성서의 진리, 그리고 무엇보다 역사적 예수의 가르침과 삶에 대한 깨달음을 통해 온전히 변화된 인간성으로, 타자에 대한 사랑과 생태계 친화적 존재 방식을 실천하는 데 있음을 탐색한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21세기 인류가 지향해야 할 대안(代案, alternatives)으로 말한다.
Contents
들어가는 말
1. 신비롭고 경이로운 우주에서
2. 자신과 타인을 새롭게 바라보기
3. 이토록 찬란한 행성에서
4. 더 좋은 세상을 꿈꾸며
5. 그대 행복하시라
6. 생명 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 사이에서
7. 자유인의 삶: 탈출과 지향의 이중주
8. 끝나지 않는 수업
9. 꿈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10. 지혜로운 삶을 위하여
11. 영원한 지금
12. 인생무상(人生無常)
13. 깊은 삶으로
14. 하나님의 일과 사람의 일
15. 하나님의 어린아이
16. 갈림길에 섰을 때
17. 날마다 부활하라
18. 영성(靈性)의 시대
19.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
20. 지금 사랑하라
나오는 말
참고도서
Author
이범선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공부하고(조직신학 전공), 공군 군목을 지냈으며, 동대문교회(고 장기천 감독)에서 부담임으로 목회하였다. 평생 공부하는 사람으로 서양철학과 종교학, 동서 및 한국 역사학과 문학을 탐구하였으며, 함석헌 선생과 김흥호 목사에게 노자와 장자를 비롯한 동양철학을 배웠다. 클래식 마니아로 교회와 퇴촌문화센터에서 ‘문학과 클래식’ 강좌를 열기도 했다. 2000년 5월 11일 이후 현재까지 팔당 호숫가에 있는 삼성감리교회 담임목사로서 21세기 기독교 영성을 연구하며 저술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들의 백합, 공중의 새』(1996년), 『사람을 찾는 하나님, 하나님을 찾는 사람』(1999년), 『기도서』(2003년), 『교양으로 읽는 구약성서 1·2·3』(2013~1014년, 1권은 문화체육부 세종도서 선정)이 있다.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공부하고(조직신학 전공), 공군 군목을 지냈으며, 동대문교회(고 장기천 감독)에서 부담임으로 목회하였다. 평생 공부하는 사람으로 서양철학과 종교학, 동서 및 한국 역사학과 문학을 탐구하였으며, 함석헌 선생과 김흥호 목사에게 노자와 장자를 비롯한 동양철학을 배웠다. 클래식 마니아로 교회와 퇴촌문화센터에서 ‘문학과 클래식’ 강좌를 열기도 했다. 2000년 5월 11일 이후 현재까지 팔당 호숫가에 있는 삼성감리교회 담임목사로서 21세기 기독교 영성을 연구하며 저술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들의 백합, 공중의 새』(1996년), 『사람을 찾는 하나님, 하나님을 찾는 사람』(1999년), 『기도서』(2003년), 『교양으로 읽는 구약성서 1·2·3』(2013~1014년, 1권은 문화체육부 세종도서 선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