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와 장자를 전공한 동양철학자가 그간의 노장 공부의 결과들을 모아 엮은 책으로, 텍스트의 문맥을 놓치지 않는 전공자의 시선을 통해 노장에 대한 통념이 실제의《노자》,《장자》와 얼마나 거리가 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노자》를 정치적 권력을 차지하려는 자들을 위한 기술적 지침서와 같은 것으로 이해하며 반대로《장자》는 정치적 권력을 차지하지 못한 지식인들을 위해 세상과의 불화를 해소하는 법을 이야기하는 책으로 이해한다.
두 문헌이 이렇게 이질적임에도《노자》와《장자》는 ‘노장’이라는 말로 한데 묶여 실제와는 동떨어진 고정관념을 낳아왔으며, 이러한 고정관념에 일조한 주제들 중 대표적인 것이 노장을 대변하는 개념이 ‘무위無爲’라는 것,《노자》가 페미니즘의 시각을 보여준다는 것,《장자》가 기술 문명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것이다. 저자는《노자》와《장자》를 이렇게 읽어내는 것에서 나아가, 오늘날 우리가 노장을 어떻게 삶에 유의미한 것으로 지속시킬 수 있을지를 모색한다.
그리하여 노장을 도가나 도교라는 이름의 철학이나 종교로 받아들이지 말고,《장자》의 ‘유遊’(노님) 개념에 입각해 ‘도술道術Tao-techniques’의 가르침으로 받아들이자고 제안한다. 이렇게 새로운 접근 방식은 통념에 가려져 있던 두 책의 실제 모습을 밝히는 동시에, 철학과 종교의 이분법, 이론과 실천의 괴리를 넘어서며 전통을 현대 속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Contents
책을 펴내며
서장 _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
제1부 《노자》, 칼의 노래
1장 노자와 《노자》
― ‘전설’을 해체하고 ‘인간’을 보다
1. 누구의, 누구를 위한 《노자》인가
2. 하나이면서 여럿인 《노자》, ‘노자열전’
3. 성인과 제왕, 그리고 범인 ― 《노자》 속의 인간들
4. 호모 임페리알리스의 《노자》
2장 《노자》의 두 전통
― 통치술에서 철학의 지혜를 찾다
1. 하상공과 왕필, 두 밀레니엄 두 가지 해석
2. 논리와 해석 방법의 차이 ― 훈고와 의리
3. 우주와 인간, 기와 도
4. 우주론에서 심성론으로
3장 조선 사회의 《노자》와 지식인
― 조선의 유학자, 이단을 읽으며 자유를 꿈꾸다
1. 《순언》, 그 ‘침묵’의 역사
2. 유가 전통과 이단
3. 이단에 대한 모순된 태도
4. 사문난적 혹은 영혼의 전쟁
5. 정통 유가 지식인의 내면 풍경
6. 정통과 이단, 유교적 사유의 안과 밖
제2부 《장자》, 춤추는 방패
4장 《장자》, 이단과 전통
― 사이비 속에 감추어진 삶의 진실을 찾다
1. 해석의 갈등, 20세기의 《장자》
2. 장자의 두 얼굴, 《사기》의 장자와 《장자》의 장자
3. 역사 속의 《장자》
4. 유학 안에서 《장자》 읽기, 사이비와 진유
5. 진유가 된 사이비 장자, 이단에서 전통으로
5장 《장자》, 해석의 갈등
― 유가와 도가 사이에서 ‘삶의 길’을 묻다
1. 《장자》를 말하기의 어려움
2. 《장자》에서 ‘정신’의 개념
3. ‘정신’의 길 ― 《장자》, 《관자》, 《회남자》
4. ‘마음’의 길 ― 《순자》와 유가
5. 《장자》의 무정한 자아 ― 신비주의 순수 의식인가, 정신양생론인가
6장 《장자》의 ‘유遊’
― 노니는 삶, 일상으로 내려오다
1. ‘놀이’와 ‘노님遊’
2. ‘놀다’, 놀이, ‘장난作亂’
3. ‘유’와 정신
4. 심유心遊 ― 천유天遊 그리고 세유世遊
5. 정신과 유희 ― 삶의 복원
제3부 노장, 삶의 모순과 철학의 위안
7장 유가와 도가의 행위 이론
― ‘무위자연’으로 정치를 논하다
1. 20세기의 철학사 서술을 넘어
2. 성인과 ‘무위’의 이상
3. ‘유위’의 빛과 그늘 ― 《묵자》, 《맹자》
4. 선악의 피안 ― 유위 - 무위의 대립을 넘어
5. 고대 중국의 행위 이론 비교 ― 무위, 유위, 형명
8장 《노자》와 페미니즘
― 노자는 페미니스트가 아니었다
1. 《노자》, 다른 목소리로?
2. 노장, 진실 혹은 거짓말
3. 《노자》와 페미니즘, 세 개의 메아리
4. 《노자》의 성인, 계곡처럼 낮게 암컷처럼 부드럽게
5. 《노자》와 페미니즘은 만날 수 있는가
9장 《장자》와 과학 기술
― 장자는 기술 비관론자가 아니었다
1. 기술, 애증의 교차로
2. 기심, ‘최소 투자 최대 효과의 심리’
3. 기技를 통한 도道, 또 다른 노하우
4. 기예의 도, 달인의 철학
5.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 21세기 과학 기술 시대의 ‘도술’을 찾아서
종장 _ 도가에서 도술로, 철학에서 삶으로
1. 21세기 ‘노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2. 도교란 무엇인가
3. 텍스트와 도술
4. 학學의 공동체 ― ‘사제 모델’과 경술
5. 학學에서 유遊로 ― 삶의 기술로서의 도술
6. 도술의 두 차원 ― 양생과 달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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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김시천
동양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상지대학교 교양대학에서 공부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4년부터 인문학 전문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를 제작, 진행해 왔고, 2020년부터는 유튜브에서 새로운 인문학을 소개하는 방송 〈휴프렌즈〉와,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사는 지혜를 모색하는 방송 〈휴애니프렌즈〉에 출연하고 있다. 그동안 쓰고 옮긴 책으로, 『철학에서 이야기로』, 『이기주의를 위한 변명』,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 『논어, 학자들의 수다 : 사람을 읽다』, 『무하유지향에서 들려오는 메아리, 장자』, 『죽은 철학자의 살아 있는 위로』(공저),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공역), 『펑유란 자서전』(공역) 등이 있다.
동양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상지대학교 교양대학에서 공부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4년부터 인문학 전문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를 제작, 진행해 왔고, 2020년부터는 유튜브에서 새로운 인문학을 소개하는 방송 〈휴프렌즈〉와,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사는 지혜를 모색하는 방송 〈휴애니프렌즈〉에 출연하고 있다. 그동안 쓰고 옮긴 책으로, 『철학에서 이야기로』, 『이기주의를 위한 변명』,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 『논어, 학자들의 수다 : 사람을 읽다』, 『무하유지향에서 들려오는 메아리, 장자』, 『죽은 철학자의 살아 있는 위로』(공저),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공역), 『펑유란 자서전』(공역)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