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노동을 하는 청소년들은 아무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도 사람들로부터 늘 편견 어린 시선을 받는다. 청소년들이 일터에서 다치고 욕먹고 해고당하는 일은 끊이지 않지만 뾰족한 대책은 나오지 않는다. 청소년들이 노동하는 것을 ‘예외적’이거나 ‘임시적’인 상황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청소년 노동인권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으로 확장되었다. 그러나 청소년 노동자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은 오히려 더 고약해졌다. 청소년들의 대표적인 일자리였던 커피숍, 주유소, 패스트푸드점 알바는 어느새 대학생, 퇴직한 50~60대, 경력 단절 여성의 몫이 됐고, 청소년들은 더 은밀하고 열악한 노동 영역으로 밀려나고 있다. 그럴수록 청소년들의 노동자로서 권리 찾기는 요원해진다.
이 책은 십 대 밑바닥 노동의 오늘을 살펴보고자 한다. 청소년 노동자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기술된 르포르타주를 통해 ‘나이’와 ‘성별’의 위계 속에서 일상적 모욕까지 감수해야 하는 청소년 노동의 현실을 고발하고, 불안정 노동이 만연화된 노동 시장에서 가장 약한 고리로서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는 청소년 노동 세계의 오늘을 살핀다. 이를 통해 책은, 사회는 물론 교육운동과 노동운동 안에서도 하나의 의제로 진입하지 못한 청소년 노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일구고자 한다. 이는 청소년 노동을 둘러싼 정책 대안의 번지수를 찾는 데에도 주요한 밑바탕이 될 것이다.
Contents
유스리포트를 펴내며
프롤로그 * 부려 먹기 쉬운 존재들의 밑바닥 노동
청소년 노동,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